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6 일째
수채화 같은 삶*
송여명빈 도화지위에 삶이라는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린다. 외딴집 초가 지붕위에 낮달이 떠 있고 낮은 뒷산 무덤앞에 홀로 할미꽃 한송이가 외로히 피어있다. 골짜기를 향해 소리지르면 메아리는 아련한 추억으로 되돌아 오고 붉은 노을이 내려 앉는 시골집 굴뚝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를 바라보며 아스라히 멀어 졌던 지난 삶들이 한꺼번에 가슴을 밀치고 들어 온다. 다섯살 꼬마도 되었다가 스무살 숙녀가 되기도 하고 마흔살 중년이 되기도 하는 그 날들이 끊혀진 영화의 필림처럼 중간중간 드문드문 크로즙 되어 눈앞에 아른거린다. 삶이란 한 폭의 그림이요감명깊은 소설이다 살면서 그리움의 강물에 줄렁여도 보았고 건널 수 없는 강가에서 서성여도 보았다 추적이면 내리는 가을비를 맞으면서 걷기도 했었고 함박눈 내리는 길을 혼자 걸어도 보았다. 삶이란 내가 쓴 소설이다 처량한 주인공이 나였고 사랑이란 달콤함에 목을 맨 주인공도 나였으며 가슴에 생채기를 낸 이별의 주인공도 나였다. 살아온 삶은 잘 그려진 한 폭의 수채화이며 그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솜씨로 그려 놓은 훌륭한 소설인 것이다. 나만의 고유한 내 색깔로 그려진 그림이며 내 필체로 쓰여진 소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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