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낙엽처럼 묻힌 인생

아침부터 빗줄기는 더 세차게 내리친다.간밤도 줄기차게도 빗 소리가 들렸었다.오늘은 ,사촌 형수가 모든 미련을 접고 낙엽처럼 그렇게 땅속에 모두 묻고우리와 영영 이별하는 날이다.그래 걱정이다.- 언제 광주서 출발하니?- 여기서 10시에 예배를 보고서 거기 가면 11 시경은 될거 같은데요?- 알았다.생전에,종교라곤 전혀 근처에도 얼씬하지 않던 분이 세레명이 적혀 있고,천주교 신자들이 봉사자로 와서 도와 주고 있어 물었더니,- 운명하기 3일전에 영세를 받았다요.- 그런 영세도 있나?- 그런가 보죠..조카의 이런 답변.모든 손님 접대는 천주교 신자들이 다 해주고 있었다.전에 이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도 그랬었지.모처럼 곤색 양복을 입고 갔더니,이거 이 빗속에서 입고 있다간 버릴거 같다.- 면바지에 겨울철에 입는 두꺼운 티와 잠바,그 위에 우의을 입고 우산들고 갔었다.벌써 산소에는 관이 들어갈 구덩이를 파 놓고 웅성거리고 있었다..시골이 좋은 이유는,이런 애사에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도와주고 술한잔 하면서 친목을도모하는 아름다운 미풍이 살아있다.적어도 도시처럼,이웃 사람이 죽어도 내가 알바 아닌 것..가서 얼굴도 얼씬 거리지 않은 비정함은 아직은 없다.비가 온 관계로 흰 차일이 쳐 있지만,비는 줄줄 샌다.그래도 내리는 비가 세차게 내리지 않아 일을 하는덴 별로 지장을 주진 않았다.여러사람들이 협력해서 하니 금방 묘는 만들 준비가 다 되었다..11 시 10 분경,드디어 영구차가 도착하고,영정을 든 손자를 앞으로 줄지어 오는 죄인들,영정의 사진은 한 50 대 초반때 찍은 사진일가?자신이 이런 운명을 맞히 할거란 것을 전혀 모른듯이 미소짓고 있는 형수.미리 파 놓은 구덩이에 그대로 관채로 매장한다.형님 옆에 나란히 사이좋게 묻혔다.하관 하고 흙이 덮히기전에, 하얀 국화 꽃송이가 관위에 던져진다.천주교 산자들의 찬송가와 예배...고요히 울려 퍼지는 카톨릭 찬송가기성 교회의 찬송가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은은함서도 어딘가 슬프게 들리는 찬송가.......한 참 동안을 불렀다.그 사이로 간간히 흐느끼는 막내딸 현숙의 통곡..- 어 엄니~~~~!!! 어 엄니~~~!!그런 울부짓음을, 그런 가슴을 쥐어짜는 슬픔을 망자가 어찌 알건가?저런 빗속에 허무하게 묻히고 마는 가련한 인생..살아있을땐 그렇게도 악착같았던 그런 생들이 과연 이런 싯점에선무슨 의미가 있을가......저렇게 한 잎의 낙엽의 신세로 묻히고 마는 것을.........형수는 69 세란다.70 살도 누리지 못하고 가버린 생.그 69 년동안 과연 즐겁고 행복했던 생활은 몇번이나 있었을가?일찌기 남편이 죽고서 혼자서 어린 자식들과 살아온 평생.진정으로 가슴 뿌듯한 행복한 순간을 느낌서 살았던 날들이 몇일이나되었을가.어쩌면 기쁨보담은 슬픔과 좌절과 힘듬에 혼자서 울었던 날들이 더 많았으리라..남편잃은 허전함에 입애 대기 시작한 담배.골초가 되었고 , 그게 후두암으로 페암으로 진전되었단다.그 병은 어쩌면,가슴에 응어리가 쌓혀 담배를 피우고,그게 당신을 죽음으로 끌고간 사자가 아니던가?그 짧은 생 동안,착하고 아름답게 그리고 욕심내지 말고 살아야 할거다.아무리 발버둥치고 살려고 하여도 결국은 저렇게 허무하게 낙엽으로 묻히는 가련한 인생이 아니더냐............당신의 이별을 설어워 하듯 비가 하루종일 추적 추적 내렸다.............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2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91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