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비오는 날, 유년(幼年)의 느티나무
황지우 느티나무 아래서느티나무와 함께더 큰 줄기로 비 맞는 유년(幼年)부잣집 아이들은 식모가 벌써 데려가고일 나간 우리 엄니는 오지 않았다치(齒) 떨리는 운동장 끝어린 느티나무 몸 속에선 이상한 저음(低音)이 우우 우는데달 저물어오고느티나무 아래서느티나무와 함께더 큰 빗줄기, 보이지 않는 우리 집보이지 않는 곳에서 잠기어가는 것 같고문고리에 매달린 동생들 이름 부르며두 손에 고무신 꼭 들고까마득한 운동장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갔었다그 운동장으로부터 20년 후이제 다른 생애(生涯)에 도달하여아내 얻고 두 아이들과 노모와 생활수준(生活水準) 중하(中下),월수(月收) 40여만(萬) 원, 종교 무(無), 취미 바둑,정치의식(政治意識) 중좌(中左), 학력 대(大)퇴의 어물쩡한 30대 어색한 나이로출판사 근처에나 얼쩡거리며 사람들 만나고최근 김영삼씨 동향이 어떻고, 미국 간김대중씨가 어떻고, 잡담(雜談)과, 짜장면과,연거푸 하루 석 잔의 커피와,결국 이렇게 이렇게 물들어가는구나 하는 절망감과,현장 들어간 후배의 경멸어린 눈빛 그런 작은 표정에도쉽게 자존심 상해 하는 어물쩡한 30대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색한 나이로남의 사무실을 빠져나오다가거리에서 느닷없이 기습해오는 여름비―소년은 비 맞으면서 비닐 우산을 팔고비닐 우산 아래서비닐 우산과 함께더 큰 줄기로 비 맞는 성년(成年)그 비닐 우산 속으로 20년 전 어린 느티나무가 들어와후두둑 후두둑 몸 떨며 이상한 저음(低音)으로 울고나는 여전히 저문 운동장 가에 혼자 남아 있고_ 황지우 님의 시에서 퍼온 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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