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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성 흐르느 것이 물뿐이랴.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으 ㄹ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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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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