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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3 일째

봄비를 맞으며...

잔뜩 찌프려 있기만 한 하늘.아침은 어디서곤 비가 내릴 것같지 않고 흐리고,포근하기만 했다.등산로 입구에 들어서자 가는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돌아갈순 없지 않은가...........버스 타고 거의 한시간을 왔는데....낙엽위에 떨어지는 실비..내 귀엔 정다운 님의 목소리 같이 정답게 들린다.속삭이면서 간지러운 봄 비.봄비가 내리고 있었다.바람도 없이 내리는 봄비의 감촉.맞아도 기분좋은 실비.늘 갔이왔던 그녀가 오늘은 오지 못했다.늘 그녀가 준비해온 음식들.과일이며, 커피며, 떡.....오늘은 내가 준비해야 했다.가방에 몇개 넣고, 정류장근처에 있는 김밥집서 김밥 몇개넣고 왔다.늘 같이 오다가 혼자오니 외롭다.도란 거림서 때론 실없는 농을 하면서 산을 온단것그 즐거움이 어떻단 것을 알게 된다.늘 같이서 오다가 혼자 오는 것도 습관 같은 것인지.....외로움같은 것이 듬을 어쩔수 없다.우리의 삶도 그럴거다.매일 여럿이 어울려 살아간다 해도 늘 혼자인것.북적대는 인파속에 파 묻혀 살아도 늘 혼자란것.밀려든 외로움을 어쩔것인가.혼자되기 위한 연습.외로움을 견디기 위한 연습.필요한 것은 아닐가...............산으로 접어드니 빗발은 세차지고 빗방울도 더 굵어 졌다.베낭속에 여벌로 가져온 겉옷을 한나 더 껴 입었다.고요한 숲속에 내리는 봄비.추적 추적 내리는 빗소리가 소란스럽게 들린다.헐벗은 숲에 빨리 옷을 입게 하려는듯 봄비가 촉촉히 지표를 적신다.이 봄비가 내리고 나면 땅속에서 봄을 손꼽아 기다리던 싹들이여기 저기서 푸릇 푸릇한 생명으로 돋아나겠지.그 희망을 향해......................비가 오지 않았으면 안양유원지 입구 쪽으로 가 관악역에서 전철로 올려고 했었다.그 코스가 더 멀고 더 험하고 등산기분을 만끽할수 있으니깐...허지만,비가 내려 바위가, 돌들이 미끄럽다.그런 힘든 코스를 접기로 했다.너른 바위산이 있는 반환 점.거기서 다시 서울대 쪽으로 넘어오는 코스로 오고 말았다.이런 날은 안전이 최고거든........8 시경에 출발한 늦은 시간였지만, 비가 온 탓인가....등산객은 전과 같이 많지 않다.하긴 이런 비를 맞으며 산에 온단 것이 쉬운것은 아니니깐.그 너른 바위산을 돌아 내려 오다 보면 한그루 서있는 다북솔.다북솔이 마치 파라솔같이 펴 있어서 여름엔 쉬어가기 좋은 곳이고 눈이 내리면 그 아래는 눈이 쌓이지 않는다.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소나무.거기서 쉬었다.벌써 여기 오는 등산객이 이런비가 내리면 쉬는 곳.몇몇이 옷을 껴입고, 비옷을 내 입고 그런다.생각 나는 사람 jung.이 멋이 있는 소나무 아래서 jung의 사진을 찍었었다.확대하여 거실에 걸어 두라고 선물했던 사진.그 다북솔이 마치 정원의 조림수같이 그렇게 쫙 펴 보여서보기 좋게 나왔던 사진.행복하게 보였던 jung.......그걸 받곤 어린애 처럼 좋아하던 jung....- 참 이 솔나무 얼마나 소중한거예요?지나가는 사람들이 누구나 쉬어가기 좋게 만들어졌으니...그렇게 애기하던 그녀.여길 지날때 마다 그녀 생각이 난다.봄비 탓만은 아닐텐데......겉옷을 껴 입었더니 몸이 후꾼거리고 덥다.거의 산을 다 내려오니 그때야 빗방울이 가늘어 진다.- 이럴줄 알았으면 안양 쪽을 가는 건데.......가지고 간 깁밥이며, 과일은 혼자서 먹지도 못하고 그대로 되갖고 오고 말았다. 비를 맞고 갔던 관악산 홀로의 등산.그래도 어쩐지 그 비가 감촉이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외로움이 들때는 봄비와 속삭이며 왔으니깐.........나른하고 기분좋은 피곤이 다시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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