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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일째
그대는 왠지 느낌이 좋습니다 (퍼온시)
- 김현태 - 그대와 함께 있으면 어느 새 나도 하나의 자연이 됩니다 주고받는 것 없이 다만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바람과 나무처럼 더 많은 것을 주고받음이 느껴집니다 그대와 함께 있으면 길섶의 감나무 이파리를 사랑하게 되고 보도블럭 틈에서 피어난 제비꽃을 사랑하게 되고 허공에 징검다리를 찍고 간 새의 발자국을 사랑하게 됩니다 수묵화 여백처럼 헐렁한 바지에 늘 몇 방울의 눈물을 간직한, 주머니에 천 원 한 장 없어도 얼굴에 그늘 한 점 없는, 그대와 함께 있으면 어느 새 나도 작은 것에 행복을 느낍니다 그대의 소망처럼 나도, 작은 풀꽃이 되어 이 세상의 한 모퉁이에 아름답게 피고 싶습니다 그대는 하나도 줄 것이 없다지만 나는 이미 그대에게 푸른 하늘을, 동트는 붉은 바다를 선물받았습니다 그대가 좋습니다 그대는 왠지 느낌이 좋습니다 그대에게선 냄새가, 사람냄새가 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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