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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3 일째

오래된 삽화( 퍼온시 )

* 남 현숙 *끊임없이 맡아지던 어머니의 파스 냄새를아무런 갈등 없이 삼킬 수 있었던 것에 대해내 유년이 삭막함 투성이었다고 말하지 않겠다너무 맡아 감각조차 없어질 즈음허리며 어깨 심지어는 두 젖가슴 중간까지막막히 아프다고, 하얗다 못해 퍼런 네모 조각들을 붙였던 어머니의 파스별곡 보다 불을 다 껏음에도 푸르딩딩하게 살아 날뛰던꽃무늬 가득 그려진 이불 자락이어쩐지 더 크게 죄어오는 슬픔이었다신 새벽 철퍼덕 거리는 소리에 깨어나살풋 열어 본 문 밖에 어딘가에 날품을 팔고 돌아와 분명 옆에 누웠던피곤한 내 어머니의 어깨가 퍼덕 퍼덕 빨래하는 소리들가득 오그리고 누워서도 어딘지 더 짜내야 할 것 같던파스 냄새보다 더 매운 콧물을꽃무늬 이불 솔기마다 비벼 지웠다딸아이가 사온 뜨거운 파스를 뻣뻣한 등짝에 붙이고아주 오래 전 빛 조차 발한 그림 속밤마다 펄펄 살아 날뛰던꽃무늬 이불에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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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2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92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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