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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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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한 자귀나무(퍼온시)

* 강 세화 * 가랑가랑 마흔아홉 날이 지나고자귀나무가 꽃을 말리고 있다적막한 잎사귀들이 넋을 떨구고하염없이 늙어가고 있다팔자는 못고치고 훌빈해진 사랑이여귀 닫고눈 닫고입 다물고자귀나무는 심심하게 늙어가고 있다가늘게 촘촘히 매달린 생애가안타까이 목마르게 흔들리면서앞앞이 말 못하는 속앓이를 참고 있다진득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혼란스럽게혼란스럽게어질어질 이승을 돌아보며아무 일도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은 채고실고실 늙어가는 그대여자귀나무 아래 사랑이 저물어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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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4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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