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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하얀 장관을 연출한 관악산...

어젠 그녀와 약속을 했다.- 낼 비가 올것 같긴 한데 비가 오지 않으면 산에 가자..5 시에 .....늘 칼같이 약속을 지키는 그녀지만..........어김없이 5 시에 차를 댄다.여기 까지 오려면 적어도 4 시 30 분경엔 출발을 했으리라.취미가 같고 대화가 통해 자주 산을 가는 편이긴 해도,일방적인 내 제의로 갈때도 많다.그래도,늘 이해하고 성의를 다하는 그녀가 고맙다.나도 그녀도 일요일을 온통 산에서 시간을 보낸 기억은 거의 없다.서로가 바쁜 탓이기도 하지만,모처럼의 휴일.하루를 밖에서 보낸단 것이 어쩐지 시간을 낭비한것 같단 생각이 들기 땜이다.하늘은 흐려 있어도 비가 올 징후는 어디도 없다.그렇게 하루동안 지체 되던 남부순환도로.....간간히 차 몇대만 지날뿐 시골 국도를 착각케 한다.- 날 이렇게 부려 먹으려고 운전 배우라 했어요??그 투정이 날 향한 것이긴 해도 원망이 아닌 넋두리란것을 난 안다.- 운전 배우란 핀잔으로 배우긴 했어도 정말 그런 자극이 아니었음내가 언감생심 운전을 배울 생각이나 했겠어요..늘 고맙게 생각해요..하던 소리를 자주 들었기 땜이다.그녀와 이렇게 산을 가고 시간을 나눌수 있었던 것도 어언 5 년..가끔은 어떤 트러블은 있었어도 그것 때문에 대화가 중단되고 의도적으로 등산을 기피하고 냉담하게(?) 했던 기억은 별로 없다.관심을 갖인탓이리라..이성간의 어떤 부적절한 관계?( 부절적한 관계가 또 뭔가...언어의 유희)그저 친구다.산에 가고 ,가끔은 소주 한잔 함서 ....분위기 좋은 카페서 차도 마시고 음악도 듣고..지켜야 할 룰.건 절대로 상대방의 사생활에 간섭하는 일...의사에 반해서 어떤 것을 강요하는 일은 없다.그런 룰이 우린 잘 지키고 있는 편이다.그게 아직껏 좋은 친구로 이어져 온 비결이 아닐가.처음부터 지금까지 죽....입구는 어제 내린비로 살짝얼어 미끄럽다.아이젠을 준비하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된다.가끔 벌써 내려오는 사람들을 만난다.- 산에 아이젠 하지 않으면 오르기 어렵던 가요?- 갈만 해요..즐겁게 다녀 오세요...입구에서 가는 길은 상당히 미끄러워 엉거주춤 걸었다..벌써 테니스장엔 일단의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테니스 할려면 궂이 여기까지 올 필요가 있나?- 이 근방 살겠죠..숲으로 들어서자 후렛쉬가 없으면 한발짝도 못 갈 상황..하얗게 변해 버렸으니 어디가 평평한 길이고 어디가 바윈지..알수 없다.바위를 잘 못 디디면 미끄러 지고...그렇게 천천히 오르자 산은 온통이 하얗다.환상이고 장관이다.서울은 눈이 오지도 않았는데 관악산은 눈이 많이도 내린 모양.눈이 덮히고 그 길따라 나무들에 핀 눈꽃은 흡사 벛꽃이 흐드러 지게핀 양이다.어떤 곳은 산길 양편에 나무들이 눈이 얹혀서 터널속을 가는 기분이다.하얀 눈으로 덮힌 나무 터널...그 환상적인 모습.........그 아름다움이야...!!아침에 일찍 일어날땐 힘들지만 산에 오면 이런 장관을 보게 된다.온 산이 하얀 눈으로 덮힌 장관....달빛에 메밀밭이 온통 하얗게 은가루를 뿌려논 것 같다던 이 효석님의메밀밭이 이럴가...나도 그녀도 덩달아 환호를 질렀다.이른 아침에 눈으로 덮힌 순백의 천지를 바라보는 그런 기분..아직도 늦잠에서 깨어나지 않고 딩굴고 있는 게으른 사람들이 이런 기분 알기나 할가.....정상의 반환점,그 너른 편편한 바위......눈으로 덮힌 그곳을 어느 다정한부부가 도란거린 모습이 보기 좋다..( 와이프는 등산이라 하면 저만치 달아난다..어쩜 그리고 걷길 싫어하는지....걷다가 누가 병이라도 낫나?두어 정거장만 되는 거리도 차를 탄다.운동에 걷기 만큼 좋다고 그렇게 애길해도 듣질 않으니.......)우리도 커피한잔의 향에 여기까지의 피로를 말끔히 씻는다.온통 하얗다.반대편의 계곡엔 삼삼오오 오르는 사람들이 작아 보인다..오르는 사람들도 여기오면 잠시 쉬었다 가는 장소다.....낮엔 여기 저기 음식점이 즐비한 곳이기도 하다..눈으로 덮힌 산은 오를때 보담도 내려 가기가 힘들다..등산화가 닳은것도 아닌데 왜 이리도 미끄러 울가.....몇번이나 엉덩방아를 찧었다...넘어지다 다친 팔목이 시큰 거린다.남이 넘어져 아픈데도 배가 터지게 웃는 그녀.....자기가 당하지 않으니 어찌 알기가 알가..넘어지는 모습이 너무도 우수꽝 스러웠나 보다....올때는 그래도 쉬기도 하고 천천히 왔다.아니 천천히 올수 밖에 없다.온통 미끄러워 몇번을 넘어 졌던가??그래서 겨울 산행엔 ,늘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설마 눈이 와서 미끄러 울가??그런 안이한 생각이 이렇게 힘든 산행을 했다.다 와서 보니 입구엔 벌써 아이젠을 파는 사람이 몇명 눈에 띤다.넘어지고 힘든 산행이었지만 그 장관을 어찌 상상만으로 만끽하랴..땀이 나고 힘들고 했지만 갔다오니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다 날려버린듯이 가뿐한데....??집에 오니 9 시가 조금 지났다...가볍게 샤워하고 신문을 집어 들고 대충 흟고.......나른 한 피곤이 기분좋게 번진다.산은 늘 가도 언제나 신선하게 그렇게 맞는다...참 기분좋은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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