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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떠올리지 않기로 한 이유(퍼온시)
(김혁)이제 다시는 떠올리지 않기로 했습니다밤이 되면달처럼 내 가슴속에 떠오르는 당신의 모습을나 새로운 사랑이 생긴 까닭은 아닙니다당신이 싫어진 까닭은 더욱 아닙니다매일 매일 그리움으로 떠오르는 당신의 모습이 언제나처럼 만날 수 있는 당신의 모습이오래된 영화 속 주인공의 얼굴처럼 희미해져뿌연 안개 속으로 멀어져 가는이방인이 되어 버릴 것 같은 까닭입니다먼훗날우연이라도 좋을 우리의 만남에그토록 그리워하던 당신의 모습이 오래된 영화 속 주인공의 얼굴처럼 희미해져그냥 스쳐지나가 버릴 수도 있을테니까요또 한 가지 당신은 이미 떠나가 버렸지만내 가슴속에서마저뿌연 안개 속에 당신을 떠나보낼 수 있을 만큼당신을 쉽게 사랑하지는 않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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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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