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7 일째
흐르는 물처럼 .... (퍼온글)
인연은 흐르는 물처럼 어디든지 흘러가 머무릅니다.어쩌면 그것이 인연이 지닌 뜨거운 미학인지도 모릅니다.자기 나름대로의 미학이 없이는 세상 살아가기란 불가능한 일입니다.세상 살면서 만나고 헤어지는 일처럼 큰 일도 없습니다.그만큼 인연은 인간의 생을 이어가는 영혼의 끈이기도 한 것입니다.인간은 인연 속에 살아가며 많은 공허들과 만나게 됩니다.이 공허들은 하나의 절망으로 변모해 다가오기도 하고, 더 나아가 짙은 고뇌로 밀려오기도 합니다.이 생의 공허를 무엇으로 극복할 수 있는가.누군가와 만남을 이룬다든가 그 누군가에게 유형이든 무형이든 무엇인가를 베푼다는 것이 무한한 공허를 극복하게 하는 자기만의 진실일 수 있는 것입니다.어느 추운 날 문득 누구와 마주쳤을 때, 따스한 온기라도 건네줄 수 없다면 끝없이 엄습해 오는 자기 내부의 한기로 몸서리칠 것이 분명한 사실입니다.소유한 것이 없다고 해서 베풀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물질적인 풍요를 안겨 줄 수 없지만 가난한 곳에도 소박하게 안겨 줄 수 있는 것은 있습니다.그러므로 한 만남의 의미 속에 동석하고 있을 때 마음 한 자락이라도 건네 줄 수 있어야 합니다.인간에게 자기와는 다른 이를 위하여 무엇인가 베푸는 일과 같이 경건한 일은 없습니다.홀로 있는 이의 곁에 스스로 다른 혼자의 개념으로 머물러 주는 일, 이것보다 더 경건한 일이 또 있겠습니까.홀로 길을 가다 맞은편에서 홀로 오는 이를 만나면 말할 수 없는 동행의식을 느끼듯이 생의 질감을 같이 할 수 있는 공간의 선들은 어디에든 놓여져 있습니다.어둠이 도시의 변두리를 덮기 시작하는 어느 저녁, 시골 초등학교의 교문처럼 헬쓱하게 서 있는 육교 위를 지나다 누군가가 손목을 꼬옥 잡는 바람에 놀라 우두커니 서고 만 기억이 있습니다.뒤를 돌아보니 아주 도수 높은 안경을 쓴 K시인이 꽃 파는 아줌마에게서 꽃을 사고 있었습니다.육교 위에 몇 다발 가지고 나와 파는 꽃이었지만 값에 비해 무척 싱싱하게 느껴졌습니다.어둠이 천천히 내리고, 이제 마악 가로등은 불이 켜지기 시작하고, 육교 위에서 몇 가지 안되는 꽃을 팔고, 거기서 국화 몇 송이를 사들고 값을 계산하는 시력이 좋지 않은 K시인의 표정, 마치 뜨거운 시어들이 격렬하게 가슴을 적시며 지나가는 것 같았습니다.시인은 육교 계단에 쌓여 있는 어둠을 쓸고 내려오며 함께 어디론가 가자고 하였습니다.예기치 않은 만남으로 서로 반가워했지만 왠지 K시인의 얼굴에는 쓸쓸함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어두운 골목 끝의 조그마한 대문을 밀고 들어가자 젊은 청년이 나왔고, 그 청년에게 꽃과 술 한 병을 건네 주는 것어었습니다.젊은 청년도 한때는 문학청년이었고 오래 전에 시골학교에서 같이 교편을 잡았었는데 사고로 앞을 보지 못하게 되었으며, 국화 향기를 좋아해서 그를 찾을 때마다 국화 몇 송이라도 사온다고 했습니다.시인과 그 젊은이를 인연의 끈이 얼마나 아름답게 연결해 주는 것이며 무엇이 그들의 생의 공허를 채워 주고 있는가를 알 수 있었습니다.꽂 한 송이를 베푸는 것으로도 충분히 그들은 생의 질감을 같이 하고 있는 것입니다.- [칡꽂향기 너에게 주리라]:황청원에세이 中에서 -
암호화
암호를 해제하였습니다.
암호화
암호해제를 실패하였습니다.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