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비는 내리는 것을 잊어 잠시 그칠 뿐이다.
비가 오는날 거리는 잊혀진다.사는 것도 슬퍼하는 것도 거리에서 다 잊혀지고 비가 오는 거리마저 잊혀진다.나도 잊혀지고 너도 잊혀지고 우리 모두 잊혀진다. 비 또한 내리는 것을 잊어 멈추고 잠시 햇빛을 보여주는 그 거리에서 잊을 것 다 잊고 살다 보면 비오는 것조차 잊고 마냥 젖어 젖어서 그냥 사는 것이다. 잠시 햇빛 머물던 자리 다시 서면그 거리에 비가 내린다. 사는 슬픔을 다 알지 못하고서는 떠날 수 없는그건 비내리는 기억 누가 등불처럼 노란 우산을 받쳐들고 오면 오래 햇빛 비치어 청무우밭 같던 유년의 날들이 마냥 그립기만 하구나.비 그쳐도 가장 늦게 우산을 접는 사람의 거리에서 마냥 젖어 젖어서 작은 몸 더 낮추어 보면 지워지는 비여, 머물러서 잊고 사는 기억을 위해 어디로 갈까 비애 젖어 그냥 살다가 따뜻한 눈물로 젖은 몸 녹일 수 있는빈집 하나 찾을 수 있다면 그래도 행복하겠건만 비는 내리는 것을 잊어 잠시 그칠 뿐이다. - 작가 황 인철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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