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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철길에 앉아( 퍼온시 )

- 정 호 승 - 철길에 앉아 그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철길에 앉아 그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 멀리 기차 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기차는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코스모스가 안타까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기차가 눈 안에 들어왔다. 지평선을 뚫고 성난 멧돼지처럼 씩씩거리며 기차는 곧 나를 덮칠 것 같았다. 나는 일어나지 않았다. 낮달이 놀란 얼굴을 하고 해바라기가 고개를 흔들며 빨리 일어나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이대로 죽어도 좋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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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2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91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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