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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월( 퍼온시 )

- 송 정란 - 바싹 마른 입술로 나뭇잎 하나 애절하게 자작나무 가지에 매달려 있다 곧 어디론가 떠날 듯한 몸짓으로 나무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고개를 내젓고 있다 양재동에서 안양으로 가는 913번 좌석버스 차장 밖으로 이별을 기다리는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다 해마다 잎을 갈아치우는 나뭇가지의 완강한 팔뚝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악착같이 매달린 잎들이 모조리 소스라쳐 있다 더이상 내줄 것 없는 막막함으로 온몸 바스라질 것 같은 눈빛으로 속이 다 삭아버린 사랑에 매달리고 있다 입을 앙다문 여윈 나뭇잎같은 계집 하나, 바싹 마른 입술로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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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8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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