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조 경님( 퍼온시)
곽재구 늦은 밤 남면 가는시외버스 차창에서고단한 네 하현의 눈썹을 보았구나봉숭아 물든 손톱 너머로고향집 마당 가득 푸른 하늘은 펼쳐 있고가을걷이 끝난 들판 억새밭 위로희게 웃는 식구들의 얼굴도 보이겠지감잣대를 엮어 말리는 엄마 곁에서동생들은 또 지난 여름 산사태를 생각할까흙더미에 묻힌 아버지와 막내자갈길에 버스는 자꾸 퉁겨 오르고그때마다 깜박 깨어나는 네 졸음 속으로덧없는 한 시대의 어둠과 슬픔은 밀려 가고차창 밖 어둠 속에 꽃을 던지는마을의 도라지꽃 불빛이 스스롭다여느 밤 충장로 거리에 나서면가시내들은 엉덩이를 부풀린목 짧은 바지에 퍼머넨트 히히덕거리고무슨 잭슨 플록이다 카라얀이다 요란하지만경님아 그것들이 지닌 영혼은밤 버스에 깜박깜박 조는고단한 네 일상의 눈썹보다 아름답지 못하다그것들이 떠들어대는 피아노 협주곡은오라잇 하는 네 발차소리보다 정직하지 못하고그것들이 떠드는 무슨 비구상파 그림들은네 손톱 끝 연연한 고향하늘봉숭아빛 꿈보다 깨끗하지 못하다늦은 밤 버스는 논길인 듯 고향 꿈길인 듯졸며 흔들흔들 떠나고네 졸음 틈틈이땀절은 동전 몇 개를 건네주고 내려서는저 힘없는 사람들의 뒷등이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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