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5 일째
離 別( 퍼온시 )
- 도종환 당신이 처음 내 곁을 떠났을때 나는 이것이 이별이라 생각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내 안에 있고 나 또한 언제나 당신이 돌아오는 길을 향해 있으므로 나는 헤어지는 것이라 생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꾸 함께 있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는 이것이 이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별은 떠날 때의 시간이 아니라 떠난 뒤의 길어지는 시간을 가리키는 것인가 합니다 당신과 함께 일구다 만 텃밭을 오늘도 홀로 갈다 돌아옵니다 저물어 주섬주섬 짐들을 챙겨 돌아오면서 나는 아직도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립니다 당신이 비록 내 곁을 떠나 있어도 떠나가던 때의 뒷모습으로 서 있지 않고 가다가 가끔은 들풀 사이에서 뒤돌아보던 모습으로 오랫동안 내 뒤를 지켜보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헤어져 있는 시간이 이렇게 길어가도 이 세상이 다 저물기 전의 어느 저녁 그 길던 시간은 당신으로 인해 한순간에 메꾸어질 것임을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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