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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5 일째

가득한 여백 ( 퍼온시)

- 김재진 만약에 네가 누구에게 버림받는 다면 네 곁에 오래도록 서 있으리라. 쏟아지는 빗줄기에 머리카락 적시며 만약에 네가 울고 있다면 눈물 멎을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리라. 설령 네가 나 아니 다른 사람을 위해 때아닌 장미를 고른다 해도 주머니에 손 넣은 채 웃기만 하리라. 가시에 손가락 찔린 네 예쁜 눈이 찡그리며 바라보는 그 짧은 순간을 다만 안타까운 추억으로 간직하리라. 만약에 내가 너로부터 버림받는 순간 온다면 쓸쓸한 눈빛으로 돌아서리라. 돌아서서 걸어가는 그 긴 시간을 너의 후회가 와 채울 수 있도록 가득한 여백으로 비워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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