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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3 일째

便 紙

연일 장마가 이렇게 저의 휴일을 잡아두고 있습니다동안 어머님....별고 없으 신지요?간간히 소식은 전했습니다만 이렇게 편지를 띄어 본것도 오랜만인것 같습니다....어머님..아직도 팔은 완치가 안되어 불편하시지요?그래도 지난번에 뵈웠을 적엔 당신의 편안한 모습에서 전 안도감을 느꼇어요...혹시나?어떤 우울증 같은 그런 것에 시달리지나 않으셨을가?기우였음을 알았고 방정맞은 저의 상상력이지요...당신은 그렇게 편안하고 안온한 모습으로 지내고 계셨는데.....어머님...이번 여름 장마엔 서울에선 가난한 우리의 이웃들이 침수로 고통을 당하고 신음하고 있습니다...그들이 겪는 아픔을 어찌 가진자들이 모두가 느낄수 있을가요?어젠 여기 지역 방송에서도 수재민 돕기 생방송을 했는데 많은 주민들이 참석 해서 아직도 우리 사회가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하는것을 목격할수 있었습니다...그렇습니다..아무리 세상이 달라지고 아무리 새태가 변했다 해도 마음 저변에 깔린 사람들의 그 고운 심성은 어디 갔겠어요?불행한 이웃을 돕자는 이런 아름다운 마음씨.......너는 너 나는 나라는 극단적인 이분법이 아니라 이웃도 나라는 생각...이웃의 불행은 바로 나의 불행이란 생각이 있어야 하는것이 아닌가요?예로 부터 우리 민족은 이웃과의 돈독한 연대의식으로 살아왔습니다..고통과 즐거움도 함께하는 그런 흐믓한 인정....어머님...지금 마음이 편치 않으시죠?지난 5 월 26 일에 한 산소의 작업이 이번 장마로 해서 뗏장이 밀려서 엉망으로 변했단 애기는 들었지요...그럼에도 가지 못하는 저의 심정....안타깝습니다.이나 이런 불효가 어디 있겠습니까?허지만 여기 서울도 이번 비로 인하여 많은 어려운 사람들이 집과 가재도구를 물에 잠기고 실의에 빠져있습니다....제가 있는곳은 순수한 아파트 단지라 그런 피해는 없습니다만.....뒷짐 쥐고 쉴수는 없는 노릇입나다...1 주일 내내 그 장대같은 비가 내리 쏟은 날부터 여지껏 편안한 퇴근을 해보질 못했습니다이런 와중에서 어떻게 휴가가 가능할것 같습니까?수원 형님께도 그런 사연을 전했습니다.다시 불효를 저지를수 밖에는 없나 봅니다 아무리 부모님께 최선을 다한다 해도 그건 이차적인 일이란 사고....바로 나의 목구멍을 걸고 있는 현실을 어찜 무시할수 있겠어요...주저 앉아 버려야 하나 봅니다...어머님...비가 내리고 나면 저 멀리 금성산의 희끄 무레한 구름이 깔리고...들에는 비를 머금은 벼들이 아니 초록의 물결이 넘실대는 그런 정경사립문만 나서면 바라보는 초록의 바다....볼에 스치는 그 쉬원한 바람의 감촉...풀포기 마다 반짝이는 생의 환희가 보인듯하고 영롱한 자태로 피어나는 이름모를 야생화들....어쩌다가 비에 갖혀 외출도 못하고 있을즈음이면 당신은 그 섬섬옥수로 쉬시지도 못하시고 궁금한 여름날의 무려함을 해소 시켜 주기위하여 콩도 넣고 볶은 보리.....어쩌면 그렇게도 구수하고 맛있는 간식거리던 가요?어쩜 그런시절이 그렇게 그리워 지는 건가요?잠간 추적 추적 내리던 비가 그치고 나면 동네 골목은 삽시간에 소란 스러워 집니다....소를 몰고 들로 나가는 영길이 아버지와.....싱싱한 이슬에 젖은 풀을 먹이려고 꼴망태를 매고 들녁으로 나서는 경오비에 젖은 푸성귀에 밥을 싸 먹으려고 밭으로 나서는 하동댁...다 이런 부지런함을 바라보는 것 조차 아름다운 정경이었습니다 ...비가 그치고 문행기를 가면 어느 새 몰려온 사람들...그 하얀 붕어가 배를 내놓고 팔딱 팔딱 뛰면서 자기들을 잡으려고 발을 치고 기다리고 있는 줄도 모르고 생기찬 물을 따라 아래로 아래로 내려오는 광경을 구경하는 그 재미....요즘의 우리 세현이 영란이가 이런 추억을 어찌 이해 하기나 할가요?어머님...이 비가 그치고 장마가 물러가면 가서 뵐겁니다 ...그리고 어머님의 손등도 쓰다듬고 어머님 손톱도 깍아 드릴게요...젊으신 때에 일에 시달려 엄지 손톱이 기형으로 자란 모습이 보기 싫다고당신은 한사코 앞으로 내밀지 못한 적도 있습니다만 전 그 엄지 손톱이 당신의 그 부지런함을 상징하는것으로 좋습니다....당신의 손은 바로 저를 이렇게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길러준 보물같은 손이니 깐요....요즘 우리 영란이와 세현이...그 나태에 젖은 습관들....어떻게 치유해줘야 할지 걱정이 앞섭니다 ...게으름에 푹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그런 나태함...아버지의 말 한마디는 바로 법이 었고 감히 거역한단 것은 밖으로의 추방이왼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만 우리 애들이 어디 아버지인 나의 말을 들은줄 압니까......??모든것이 예전이 좋았습니다...변화하는 시대에 적응 못한다고 해도 할말은 없지만 어쩐지 모든것이 숨가쁘게 변하는 그런 것들이 정말로 안타갑습니다....어머님....아직도 장마는 물러간것이 아닙니다...비가 그치고 머잖은 미구에 찾아 뵙고 밀린 대화 나눌 께요...저 푸르른 신록같이 어머님의 건강도 늘 푸르고 푸르게 피어났슴 좋겠습니다.....사랑하는 어머님.....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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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5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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