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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日目
풀밭 ( 퍼온시 )
김석규 해 설핏하면 풀밭에 나가 뒹굴었다. 힘 없고 가난해서 정다운 풀잎의 마을 청솔 가지 타는 연기 냄새 뿌리 쪽에서 숟가락 딸각거리는 소리도 들리고 양잿물 먹고 죽은 사람의 울음소리도 들린다. 어두워오는 속에 하얀 이빨 드러나는 아직 한 번도 이름 부르지 않은 풀꽃 머리 위에 묻어 있는 노란 가루를 털어주며 이 세상 가장 귀중한 목숨 착하게 살아라. 오래 오래 살아라. 여윈 볼이라도 마구 비벼대고 싶은 저녁 때 자전거 뒤에다 어머니를 태우고 가는 중학생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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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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