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어떤 귀가 ( 퍼온시 )
지은이: 김경수 밤길을 거닐다가 리어카를 끌고집으로 돌아가는 포장마차 부부의뒤를 따라가 본 적이 있습니다남자는 앞에서 끌다가 여자는 뒤에서 밀다가그것도 길이라고 가끔살아온 생애처럼 툭툭, 무릎을 꺾기도 했지만때때로 어둠 속에 잠긴 길도 더듬어가며제법 반듯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잘 따라 오는 지돌아보다 눈길이 마주쳐 서로 웃다가흥얼흥얼 노래까지 불러가며다다들 그들의 골목길에서리어카를 한켠에 세워두고둘은 마주 보고 서더군요아내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쓸어주는남편의 손길 위로 개구쟁이 바람이잠시 짓궂게 머물다가 길을 떠나고아내는 남편의 팔에 갇혀 잠깐아주 잠깐,바다가 되어 파도가 되어남편까지 출렁이게 하더니아아 뒤따르던 내 맘까지 진탕지게 하더니입을 맞추기 위해 턱을 치켜올리던남편의 허리를 꼬집으며수줍어 수줍어 손들어 가리킨 곳화아아안한 가로등팔짱을 끼고 그들이 어둠 속으로 사라진 뒤에도한참이나 그 자리에 서서가슴으로 돋아나는 물방울 소리를 듣다가연어가 되어 유영할그들의 소박하게 아름다운 바다를 생각하다가 저놈의 가로등, 저놈의 가로등,하며 되짚어 오는 길 온통 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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