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세한도 (퍼온시)
세한도1 어제는 나보다 더 보폭이 넓은 영혼을 따라다니다 꿈을 깼다 영원히 좁혀지지 않는 그 거리를 나는 눈물로 따라갔지만 어느새 홀로 빈 들에 서고 말았다 어혈의 생각이 저리도 맑게 틔어오던 새벽에 헝크러진 삶을 쓸어올리며 나는 첫닭처럼 잠을 깼다 누군 핏속에서 푸르른 혈죽을 피웠다는데 나는 내 핏속에서 무엇을 피워낼 수 있나 2 바람이 분다 가난할수록 더 흔들리는 집들 어디로 흐르는 강이길래 뼛속을 타며 삼백 예순의 마디마디를 이렇듯 저미는가 내게 어디 학적으로 쓸 반듯한 뼈 하나라도 있던가 끝도 없이 무너져 내리는 모래더미 같은 나는 스무해 얕은 물가에서 빛 좋은 웃음 한 줌 건져내지 못하고 그 어디 빈 하늘만 서성대고 다니다 어느새 고적한 세한도의 구도 위에 서다 이제 내게 남은 일이란 시누대처럼 야위어가는 것 박현수 : 1966년 경북 봉화 출생, 세종대 국문과 졸업 - 1992 년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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