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3 일째

이발소 그림처럼( 옮긴 시 )

조 정 풀은 한 번도 초록빛인 적이 없다새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해는 한 번도 타오른 적이 없다치자꽃은 한 번도 치자나무에 꽃 핀 적이 없다뒤통수에 수은이 드문드문 벗겨진거울을 피해나무들이 숨을 멈춘 채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왔다지친 식탁이 내 늑골 안으로 몸을 구부렸다밤이 지나가고문 밖에 아침이 검은 추를 끌며 지나가고빈 의자에 앉아밖을 내다 보면회색 아이들이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고 있었다나는 다시 잠에 들어 두 편의 꿈을 꾸었다풀은 흐리고새는 고요하고해는 타오르지 않고티베트 상인에게서 사온 테이블보를 들추고식탁 아래 몸을 구부렸다자꾸만 어디다 무엇을 흘리고 오는데목록을 만들 수조차 없었다허둥지둥 자동차를 타고 되짚어 가는 꿈은 유용하다탱자나무 가시에 심장을 얹어두고돌아온 날도나는 엎드려 자며 하루를 보냈다삶이 나를이발소 그림처럼 지루하게 여기는 눈치였다- 2000 년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당선작 -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2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92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