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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0 일째

김우중회장 소환해야 한다

대우그룹의 전 경영진이 무더기로 사법처리됐음에도 대우비리의 전모는 여전히 의문 투성이다. 대우의 전 계열사에서 자행된 분식회계의 정확한 규모와 비자금 조성경위 및 사용처, 해외차입금 횡령액수 등 어느 것 하나 시원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대우사태가 표면화되자 해외로 도주한 김우중 전 회장이 진상을 밝혀야 하나 정부와 검찰이 그의 소환에 미온적인 것은 극히 유감이다.대우비리의 실체는 적자경영을 흑자로 조작하고 가공자산을 허위로 계상해 자본을 부풀리는 분식회계에 있다. 검찰이 조사한 97년 이후 분식회계 규모는 무려 50조원에 이른다. 사법처리된 9명의 전 경영진은 김전회장의 하수인에 불과하지만 이처럼 엄청난 액수를 조작한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 대우계열사들은 이를 근거로 금융권으로부터 거액을 빌리거나 보증을 받아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이런 사기행각에 회계법인까지 공모해 불신을 받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재무제표는 더욱 신뢰를 잃게 됐다.대우비리의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국내외에서 조달한 자금 가운데 거액이 비자금으로 돌려졌고 특히 해외에서 차입해 현지에서 빼돌린 돈만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김우중 리스트’가 있다는 설과 함께 당국이 그의 도피행각을 묵인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바로 비자금의 용처와 무관치 않다.김전회장은 정경유착으로 기업을 키운 대표적 인물로 현 정권 초기에는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는 확장경영으로 대우를 재계 2위 자리에 올려놨다. 그가 정계의 돈줄 역할을 했고 한때는 직접 정계진출까지 모색했다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이면 모두 안다. 비자금이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사용됐는지를 밝혀내는 데도 김전회장의 신병확보가 필수적이다.우리 경제는 아직도 대우사태의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다. 워크아웃 중인 12개 대우계열사에 이미 21조원의 공적자금이 들어갔고 앞으로 국민의 혈세를 얼마나 더 퍼부어야 할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김전회장이 호화생활을 하며 해외를 전전하고 있다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라도 김전회장을 소환해 대우비리의 실상을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 그가 빼돌린 재산을 모두 환수해 대우부실을 일부나마 해소하는 것만이 대우비리 수사를 원만히 매듭짓는 길이다. -경향신문 사설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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