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병실을 지키는 순에게......
12월이 되더니 한결이나 바람이 차구나....오늘 너의목소리가 힘이 없어서 혹시나 차게 자다가 감기라도 걸린것 아닌가 ...두렵더라...지난 번에 모두들 우루루 몰려 왔다가 횅하니 떠나버리니 오히려 허전하지?그렇게 한꺼번에 올것이 아니라 한사람 한사람씩 왔다가 외로움에 누어있는 어머니와 말벗하다가 간것이 좋았을것을....그런 생각도 해보았고....그래도 어머니의 건강이 궁금해서 어디 그렇게 느- 긋할수 가 있어야지...순아....매일 전화하고 안부는 알아도 널 그곳에 혼자 남기고 모두 왔으니 미안하구나..어머님을 지키는 것은 너의 의무만이 아닌데도 너 혼자 지키라 하고 떠나 버리니..외롭기도 할거고 ....때론 갑갑증도 날거고 ....모두가 어머님곁을 떠나버려서 허전도 하고 피곤하기도 할거다..이해 해다오...오빤 그 말밖엔 할말이 없구나...직장인이란 그런 말로 너 혼자만 지키게 하고 모두들 떠나 버리니 야속하기도 하고올케들이 그렇게 있어도 시어머니 곁에서 지켜줄 한 사람없단것이 그렇게 섭섭하고 그러겠지...?- 바쁘다...직장을 다닌다...- 건강이 정상이 아니다...애들땜에 어쩔수없다...등등...순아...그날 토요일날 내가 병실을 지킬때 난 정말로 괴롭더라....어머님이 그 빈소리가 왠지 불길하게 들리고....예사롭게 보이지 않은 불길한 기분에 얼마나 답답 하던지 아니...당신의 그런 빈말들이 이젠 우리 곁을 떠날거란 불길한 예감도 들고...- 아 이젠 당신이 우리와의 이별을 준비 하는구나....- 모든 의지가 되어 주시던 당신이 떠난 고향은 얼마나 쓸쓸할가....- 당신 떠난 고향이 나에겐 이방인 같은 정취로 남아 언제 올수 있을지 기약이 없을것 같은 생각들....온 밤을 그런 생각으로 새웠다....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젊은 시절의 어머님과의 지난 날들이 까만 어둠속에서 오히려 더욱이나 선명히 스쳐 가고 ....그래서 불을 키고 당신의 야윈 얼굴을 보고 보고 해도 마음은 아프더라...비쩍 마르고 검버섯으로 고운 자태가 사라졌어도 오래만 살아주셨음 좋겠단 생각이 그렇게 간절 하더라....당신의 생존이 바로 우리의 모든것이고 사랑이고 ....우리 형제들의 결속이고 우리들의 존재 이유가 되는 것을....순아....피곤하지 ...따뜻한 온돌에서 자고 싶기도 할거고 ...이런 따뜻한 방에서 자는 것도 너에게 미안 하구나....너의 존재가 이렇게 새삼스럽게 빛나 보이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어머님께 그 많은 자식들이 무슨 소용이 있을가....너 혼자 만도 못한데.....너무도 무거운 짐을 지게 하고 이렇게 편안히 여기서 쉬고 있어 미안 하다.미안 해도 할수 없다...조금만 참아라...너의 수고도 더 얼마나 가겠니....조금만 차도가 있으면 퇴원해서 안락한 집에서 다니시는 것이 좋을거다...순아....12 월이 되어 더욱이나 건강에 유의 하고 건강에 관심을 갖어라..너마저 감기에 걸린다면 큰 일이다..어머님 병실에 지켜 주지도 못한 나는 불효자 일뿐이다 ...고생해도 조금만 참아라 오늘 영란엄마를 귀향시킬려고 했는데 세현이가 감기에 걸렸구나 모든것이 변명처럼 되어 버렸다...그래도 어쩌니?네가 이해하고 조금만 더 수고하거라 ..거듭 미안하단 말 밖에 할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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