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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6 일째

다시 사랑하는 사람에게

김재진 얼마나 당신을 사랑했는지...라는 표현은 어딘가 낡았습니다.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다만 내 눈은그렇게 펑펑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공중전화에 매달려 있는 한 여자를 보고 있을 뿐입니다.푸르고 짙은 청동의 녹,한동안 닦지 않아 멈춘 시계처럼 어느날 문득당신에게 향하는 내 마음도 녹이 낀 걸 알았습니다.얼마나 당신을 사랑했는지...그 말의 무게에 눌려 나는 시퍼렇게 잊혀졌을 뿐입니다.발 동동 구르며 누군가를 갈망하던 여자는긴 의자가 놓여 있는 공원 저쪽으로 사라집니다. 여자의 뒷모습을 따라가던 나는 무심코당신의 전화번호를 누르고 맙니다.실수였습니다 그건.한동안의 지독하던 습관 때문이기도 합니다.다만 따뜻한 커피 한잔을 나눌 누군가를 호출하려 했을 뿐,정말 실수였습니다 그건.그렇듯 당신을 사랑했던 것 또한 실수였습니다, 나 이제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눈이 그치고다시는 비치지 않을 듯 싶던 태양이 세상의 지붕을 적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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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9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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