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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영란이에 대한 기대

영란인 결혼 한지 4년만에 어렵게 생긴 딸이어서 정말로 그 당시는 엄청난 사건(?)이 아닐수 없었다..한 번의 유산이 임신이 안되어 그 초조하고 안타까움이란.....그래서 늘 불안하고 임신이 안된 탓을 자기의 잘못인양 늘 눈치만 보던 아내..그러다가 어느날 이상하다고 ...처가 먼친척의 동생이 근무하는 산부인과에서 검진...- 아니 ....형부 언니가 임신이래요..원장님이.... 축하 드려요....- 아니 정말이야 ...좀 확실히 물어봐...어쩐지 믿기지 않아서 말야...이렇게 호들갑을 떨면서 그 산부인과를 나오던 기억...그리고 임신하고서 나온 배를 일부러 앞으로 내밀며 다니던 와이프의 그 뻔뻔함.영란이는 그렇게 기다리다가 얻은 단비 같은 존재였다...아니 어쩜 그렇게도 이뻣던지..?내가 지금 무슨소리 하는 건가...딸 자랑을 한 팔불출같이...암튼 그때 와이프가 영란일 델고 은행에 가면 아가씨들이 서로가 안아볼려고 그랬었다...이쁘고 영리하고 초롱 초롱하고...초등학교에 다님서 책도 열심히 보고 선생님이 일일이 일기를 보고 느낌을 매일 매일 적어주고 ...방학숙제에서......교내 백일장에서도 상도 많이도 탓다..ㅡ 세현인 이런 상을 타본 적이 없다...귀엽고 착하고 이쁘고 공부 잘하고 말 잘듣고....인형같이 이쁘게 다니고 그랬다...어쩜 그렇게도 옷도 이쁘게 잘도 입고 그런지...그리고 화곡동에서 살때 옆집의 그 아름다운 화원에서 사진도 많이도 찍고...아휴 그 사진....많이도 찍어 주고 차에 태우고 난 우장산을 자주 갔었다..거긴 놀이시설이 많고 사진 찍기도 안성맞춤이라서 델고 갔었다..참 행복한 시절...초등학교에서도 모범생으로 공부 잘하고 상도 잘타고 ....귀엽기만 했었다...중학교..신원 중학교....거기서도 열심히 하고 공부도 잘했다...다른 과목은 그런 데로 90점대에서 80점대서 왔다가 갔다가 하는데...수학은 아니었다..수학은 이건 60-70대가 주류를 이루고 그랬다..그래도 설마 잘하겠지 하는 기대로 걱정을하지 않았었다..영리한 영란인 잘 할거다..천천히 하다 보니 따라 갈거다..수학도...- 그래 영란인 잘 할거야... 이대 영문과나 가서 외교관으로나 가라고 할가.... 아님 연대 의예과를 나와서 의사라도 하라고 할가.... 아니야 고대 국문학과에 나와서 작가라도 하라고 할가..소질도 있는데...이렇게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은데 난 그저 김치국 먹느라고...그렇게 중학교의 실력이 신통치 않아서 그래도 되겠지...하고 ...나름대로는 공부하곤 했으니까...광영 여자 고등학교....여기서도 수학과 과학은 영 아니었다..잘 보여 주지도 않던 성적표....어쩌다가 억지로 한번 뺐다시피 보곤 난 질겁했다...506명중 245등....기가 막혀서 난 그저 할말을 못하고 말았다..수학이었다.이건 50점대에서 왔다가 갔다가 하는 것들...- 아니 수학을 이걸 점수라고 받았니?- 그렇게도 성적표를 보여 주지 않더니 이유가 있었구나...- 열심히 해서 성적을 올릴 거야...걱정마.... 하는 답변.앞이 깜깜했다...아니 왜 수학을 못할가...그 다니던 학원에선 무엇을 배웠나?수학....수학은 기초가 없으면 안된다 그래서 열심히 하라고 했건만...- 3학년 동안 1년간은 교회도 당분간 중지하고 공부에만 전념해라...- 교회를 그만 두란것이 아니라 당분간 잠정적으로 대학에 들어갈 동안만 중지하란 말이야.....- 네가 열심히 하여 다시 교회에 나가면 목사님도 이해 할거야....안들었다...고집으로 한번은 울고 불고 함서 항의 했었다...- 1 주일에 한번 가는 교회까지 못가게 한것이 말이 되느냐고...- 내가 널 위한 것이고 나중에 후회해도 늦기땜에 그런것이다 글고 내가 목사님을 만나서 사정을 애기 하마...펄펄 뛴다...그래서 난 기어코 영란이의 일요일의 교회행을 막지 못했다...일요일은 11 시에 나가서 오후 4시경에 온다..단순한 에배가 아니다...유년부 학생들의 성경을 가르치고 그런다...그때 과감히 목사를 만나서 당분간 교회의 일을 시키지 말라고 그럴걸...그러나 지나고 보니 늦다후회가 된다...그리고 영란이가 공부하는 분위기가 아니다..고3 학생의 공부하는 태도가 아니다. radio 의 이어폰을 끼고 공부하니....고뇌하는 학생의 모습이 아니었다..공부하는 열정이 ....끈기가 없어 보였다...오기가 안 보였다...수학에서 자신이 없다고 하면 과외라도 일찍 하여야 하는데....이젠 생각말자...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고 했던가....영란이가 대학 문제로 이렇게 까지 한심한 존재가 될줄 몰랐다..그저 막연히 서울의 유명대학은 아니라고 해도 보통의 대학은 가겠지....하는 안이한 생각....그래 내가 보다 잔인하게 채찍질을 서둘렀어야 했는데....생각해 보아도 소용이 없다..나의 꿈을 이렇게 허무하게 부셔버린 영란이가 그저 미울 뿐이다 지금.....바보 ...바보 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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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4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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