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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생의 솔숲에서
김용택 나도 봄산에서는나를 버릴 수 있으리솔이파리들이 가만히 이 세상에 내리고상수리나무 묵은 잎은 저만큼 지네봄이 오는 이 숲에서는지난날들을 가만히 내려놓아도 좋으리그러면 지나온 날들처럼남은 생도 벅차리봄이 오는 이 솔숲에서무엇을 내 손에 쥐고무엇을 내 마음 가장자리에 잡아두리솔숲 끝으로 해맑은 햇살이 찾아오고박새들은 솔가지에서 솔가지로 가벼이 내리네삶의 근심과 고단함에서 돌아와 거니는 숲이여 거기 이는 바람이여찬 서리 내린 실가지 끝에서눈뜨리눈을 뜨리그대는 저 수많은 새 잎사귀들처럼 푸르른 눈을 뜨리그대 생의 이 고요한 솔숲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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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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