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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의 그림자조차 그립다
가을이 깊어지자너는 내게서 떠나갔다.우듬지 끝에서겨울을 먼저 맞으려는 나무들결의하는 소리 들리고멀리 보이는 강가에는우리 같이 건너가야 할나룻배 한 척도 보이지 않았다. 싸늘한 쇳날에 잘려져죽어 가는 들풀을 보며사과나무가 잎을 떨구듯내 입은 옷다 벗어 버려도저 산 넘어가 버린 너는다시 찾을 길 없고늙은 바위들의굳게 다문 입만 보였다잡아보면 더욱 차가움뿐인바위들의 뼈 구들이 뜨거워질수록겨울은내앞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와네가 떠나 버린 지금나는 실타래에 엉킨 실을 뽑듯이내 귓가에 고이는찬바람 소리만 한없이 뽑아낸다. * 안 덕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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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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