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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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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님과 제사(10월 24일의 일기)

오늘은 이모부의 제사 날이라고 아침부터 부산한 이모님.....희순이도 같이서 떡을 만든다 전을부친다..고기를 만든다...등등 부산스럽다...어려선 이런 날이 얼마나 좋았던지...?재작년에 수술한 이모님이 그래도 이정도의 건강을 유지하고서 사는 것도 아마도 그 독실한 신앙덕분이 아닐가 .....至高至純한 이모님....새로운 것만 만들어도 쪼르르 갖고 오는 희순이...이모님이 날 갖다 주라고 한다나....?내가 무슨 대단한 존재라고 새로운 것만 생겨도 갖다주라고 하는가...홍어를...따끈한 떡을.....그리고 달디단 감주를.....배터져 죽는줄 알았다..이것 저것 먹다 보니 배는 팅팅하니 불러오고...미련스럽게 먹는것은 사양않고...미련하게 숨쉬기도 곤란하게 먹어 대고만 있으니.....어디 운동이나 가자 하고 목골 밭으로 해서 장자동 밭으로 갔더니 산 중간중간엔 아직도 노란 감들이 주렁주렁 열렸다...올해는 감이 풍년인가.?어디 가나 그 발갛게 익은 감들이 지천에 널려 있다.산에도 이름없는 산에서 열리는 임자없는 감들이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한다..역시 시골을 오면 맘은 그저 풍성하기만 하다....여기 저기발갛게 익어서 가지가 휘어져 보이는 감나무들....울긋불긋 단풍든 사이로 노란 감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이 얼마나 아름다운 가을의 정경이란 말인가.....어려서 자주 다니던 산길로 해서 걸었다..다들어디서 일을 하는지 밭에도 산에도 사람은 안 보이고 고요하기만 하다.송짓 양반의 집터로 해서 걸어 가니 바람소리만 .....호랑이 같았던 그 송짓양반도 먼예전의 사람이 되어 버리고 그 사람이 살던 집터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무성한 대나무 만이 그전날의 그 집 풍경을 말해주고있다..그아래도 내려 가니 육완이가 일을 하고 있다...팟을 따고 있다...손이 6개라고 해서육관이다...육관의 마누라가 문평서 꽃 가마타고 온것이 엊그제같은데 벌써 엣날의 애기가 되어 버렸다..꽃 가마 타고 시집온 단것은 이젠 그림으로나 보던 것이 아닌가....수정같이 맑고 깨끗하기만 그 저수지....오늘도 저수지엔 그 전날같이 오리들이 많이도 몰려서 물에서 논다..고기가 많은가 보다....수많은 오리들의 떼...한폭의 그림같이 정겹게 보이고 평화 롭다.....저 저수지의 풍경은 예전이나 같건만 이리도 왜 마음은 외롭고 그럴가...한참을 그 저수지에서 난 지난 일들을 그리고 추억에 잠겨서 일어날줄 모르고 그렇게 풀위에 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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