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6 일째
가을 회상
가을이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다.이 좋은 가을날에 어딘들 좋지 않을손가.나락이 걷워진 들길을 걸어도 싱그러운 바람이 좋고 목골밭에 가도 잔잔히 갈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나무잎이 좋다.하루가 지나고 머언 산아래 산골집에서 나오는 저녁밥 짓는 연기도 평화로워 보이는 이런 가을 날의 풍경들...너도 좋지...?가을은 누구나 시인이 된다고 한다.창밖에 무심히 떨어지는 낙엽을 봐도 ........낙엽으로 진 그 나무잎위에 뒹구는 강아지의 천진스런 모습도......맨가지에 덩그마니 얹혀 있는 빨간 감을 봐도 .....시인이 된다.봉학이모님이 반갑게 들어설것도 같고....임곡으로 시집간 누님도 떡넣은 바구니 이고 사립문으로 들어설것 같고...가을은 모든 사람이 반가운 계절이다.하마 이때쯤이면 ......송짓양반이 지킨 갈퀴나무 긁는다고 큰 벌갓이 떠날듯 시끄럽고...도끼노인부부의 욕섞인 소란스러움도 들릴때다...어쩌면 그런 원색적인 욕지거리를 잘할수 있었던지.....?그렇게 악착스럽게도 바등거리던 그 사람들이젠 전설속의 이야기 같은 먼 이야기..도끼 양반이 소란스레 살던 집이 이젠 대나무천지로 둘러 쳐지고서걱대는 대나무소리가 유령처럼 무섭기만 하더라.함박눈이 내려서 대나무위에 꽃처럼 뵈고 그위에 잠자는 참새들...대나무를 흔들어 떨어지던 참샐 줍는다고 설쳐대던 어린 날들....겨울 풍경이었지...갈색 가을이 와도 그리운 사람들은 다시 오지 않는군...아버지 ....장자동 이모님....명래란 놈....이 괴론 세상을 멀리 던져 버리고 영원한 거기서.....안식을 취하고 있을거다.이 가을이 자꾸 손짓하고 땅바치가 ....여시고삐가 자꾸 그리워도....난 오늘도 깊어가는 가을의 풍경을 열심히 그리고만 있다.지우고 지우고 해도 자꾸 그려 지는 거기 엄동의 모든 풍경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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