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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일째
길 위에서의 생각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 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녁의 바람을 그리워한다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삶에서 잃은것도 없고 얻은것도 없다모든 것들이 빈 들녁의 바람처럼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 하고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앗으며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죽어가는 자는 더살지 못햇음을 아쉬워한다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 하고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처 길에서 쓰러진다 < 류 시 화의 시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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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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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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