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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日目
산상의 노래 < 조지훈 >
높으디 높은 산마루낡은 고목에 못박힌듯 기대어나 홀로 긴 밤을무엇을 갈구하며 울어 왔는가.아 아 이아침시들은 핏줄의 구비구비로 사늘한 가슴의 한 복판까지은은히 울려오는 종소리이제 눈감아도 오히려꽃다운 하늘이거니내 영혼은 이촛불로어둠속에 나래떨던 샛별아 숨으라환희 트이는 이마위떠오르는 햇살은시월상달의 꿈과 같고나메마른 입술에 피가 돌아오래잊었던 피리의가락을 더듬노니새들 즐거이 구름끝에 노래 부르고사슴과 토끼는 한포기 향기로운 싸릿순을 사양하라여기 높으디 높은산마루맑은 바람속에 옷자락을 날리며내 홀로 서서무엇을 기다리며 노래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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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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