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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조카

-너 바빴었니? 전화했는데 안되던데?

-요즘 바빠서 야근했어요 그래서 전화 못 드렸어요.

-너, 그날 올수있지?세현이 결혼식 날.

-가야죠. 토요일이라 미리 가야 할거 같아요.

 

교육공무원으로 근무중인 조카 <주>

본청으로 이전해서 감사실 근무한단다.

곧 승진한다더니 말 없는걸 보니 못한  모양이다.

기왕 공직에 몸 담을 바엔 일찍 들어갔어야 했는데 늦으니 승진도 늦다.

 

41살의 나이로  저 세상으로 떠난 동생.

그 죽은 동생의 아들이니 조카다.

훤출한 키에 잘 생긴외모와 좋은 대학교 출신으로  와이프도 잘 얻은거 같다.

조카 며느리도 훤출한 키에 미인형이다.

그래서 주가 2살 연상의 여자를 얻었나?

 

-너 임마, 마지막 네 아버지를 보곤 인사올려야지.

어서 마지막 인사를 해라 

-이건 안돼요 애가 자기 아버지 보면 잠을 못잘거니까 못 보게해줘요.

옆에서 입관전에 마지막 배웅인삿말을 하랬더니 제수가 그렇게 말렸었다.

<주>가 아마도 5살때였던거 같다.

마지막 가는길도 배웅못하게 막던 야멸찬 제수가 왜 그렇게 미웠던지..

-아니 무섭긴 뭐가 무섭다해요?영영 이별인데 그것도 못하게 하다니 이게말이 되요?

자기 아버지가 뭐가 무섭다고 그렇게 난리요?

-안돼요 저앤 ...

한사코 말리는 바람에 보지도 못하고 떠나보낸 아버지.

엊그제 같기만 한데 벌써 수십년이 흘러 주가 자기 아버지 나이가 되었다.

세삼 세월의 빠름을 느낀다.

 

그래도 아버지 없이도 남매가 번듯하게 자라서 자기들 갈길을 가고 결혼해서 그런데로

잘 살고 있어 보기 좋다.

<세현>결혼식엔 여수까지 꼭 온다했고, 축의금 창구에서 접수를 본다했다.

그런 임무를 아무나 맡길순 없어 형님 아들 대현이와 주를 함께 보라했다.

버스타고 가지 않고 자신들 차로 별도로 가겠다고해서 고마웠다.

어려움을 당했을때 바로 필요한게  가까운 친척이다.

도와줘야 한다.

내가 자신들 결혼식은 물론 아버지의 빈 자리를 채워준건 잊지 않았을거다.

어쩔수 없는 상황였기에 그랬지만, 어울리지 않은 그 자리에 앉아있던게

어찌나 불편했던지...

 

세현결혼 끝나곤 조카들 모이게 해서 맛있는 식사한번 사줄려고 한다.

수원의 대현과 의정부의 세화, 그리고 주를 부를거다.

그렇게 어렸던 애들이 이젠 의젓한 성년으로 자라 이렇게 잘 살고 있는게

자랑스럽다.

동생이 살아있었다면 얼마나 가슴 벅찬 일들였을가.

41살이면 반생도 못살고 간거다.

내일 수원의 형님이 근무아니라면 그곳으로 오라고 할수 있었는데...

-내일 근무여서 안됀다.

이젠, 그 직장도 벗어날때도 되었는데 아직도 직장인으로 살고 있는 형님이 
때론 안타까울때도 있다.

경제적으론 안정적인 살림인데 왜 못 벗어나는지...?

아집일거 같다.

형님도 고집은 보통이 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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