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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구면

어젠,

지난번 접수했던 헬스장 이용권을 반납했다.

그때 엉겹결에 접수했지만, 실지로 가보니 그 거리가 장난 아니다.

20여분이 걸리는 거리가 문제였다.

날씨가 좋은 날이야 걸으면 되지만, 비나 눈오는 날엔 그 거린 너무도 먼 거린거 같다.

 

-이거 접수 취소할래요?

접수담당하던 나이든 분이 묻는다.

-제가 1월엔 각종 일들이 있어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할 상황이라서요

죄송합니다 번거롭게 해 드려서..

-그럼 다음 기회에 이용하세요.

되돌아 오려는 찰나,

-아니 저 모르시겠어요? 저 한00요.

-네? 아 여기서 근무해요? 오랫만에 만나니 잘 모르겠어요 

-들어오셔서 차 한잔 하고 가세요

하면서 손을 이끈다.

 

 0구의  <위생과>근무시 같이 일했던 여 직원.

늘 얌전한 행동과 센스있는 처신으로 근무한 모든 사람들이 입에 침을 바르도록 칭찬했던

모범직원였다.

나를 아는 지인이 날 만나러 올때는 센스있게 차를 갖다주는 것등.

거길 나올때 까지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던 여직원들중 한 사람 <한00>

그녀의 사무실에서 차 한잔 나누면서 잠간동안 대화를 했다.

-저 6급 승진했지만, 선배님들 시대완 딴판입니다

그때가 봄날였어요 지금은 6급승진해도 4년을 기다려야 보직을 받아요

이건 승진을 시켰지만 보직을 줄 자리가 있어야죠.

선배들이 나가야만 그 빈자리를 주거든요.

당시는 7 급만 되어도 결재라인였는데, 지금은 6 급 되어도 보직은 고사하고 고유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거란다.

<결재>라인 아닌 실무자일뿐...

보직을 주진 않아도 승진을 하면 호봉은 오를거고 승진에 그렇게 목을 매고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거 아닌가?

<승진>을 위한 서열에 들기위해서도 온갖 배경을 가져야 되고 거기에<뇌물>은 필수적인 것.

그 치열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난 그 서열에 든단건 애당초 단념했었다.

배경이 뭐 있어야지.

처가의 고대교수라는 학자가 어디 그런곳에 줄을 설수나 있는건가?

 

-한 00씨,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미인아야.

여기 가까운 곳에 있음서 왜 전화한번 하지 않았어?

반말이 튀어 나온다.

습관이란 무서운것인가 보다.

-괜히 누를 끼칠거 같아 제 핸폰에 저장은 되어있지만...

차마 못드렸죠.

이거 보세요 여기 있잖아요?

-난 없어.

 

오래전에, 한 사무실에서 맺은 인연.

좋은 인연였기에 이런 만남이 기분좋고 아는체 하는걸거다.

악연였다면?

모른척하고 지나갔겠지.

다음 기회되면 식사한번 하자 했다.

사람을 안다는것, 손해될거 없다.

오랫만에 만나니 너무 반가웠다.

이런게 다 정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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