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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세월은 흘러도 ....

12시 30분 연호형님댁으로 갔다.

 

어제 점심약속을 했으니 가는것.

포도 한상자를 들고서 <계림연립 301호>

그 좋은 직장 좋은위치를 버리곤 여기로 흘러오신 형님.

금화아파트 102 동 504호 거주하실때 보았던 능숙한 액자들.

아직도 벽엔 그 액자가 걸려있다.

 

35년이 지난 건물이라 재건축하고 싶어도 주민동의가 필요한데

8층밖에 못 올려 업자들이 달려들지 않는단다.

<고도제한 지구>의 영향.

오래된 건물에서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가구당 3000정도를 부담해야 하는데

감당하지 못해 추진하지 못한단 애기.

겨우 하루 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이라 가구당 3000은 부담이겠지.

 

-그냥 된장국에 밥 먹자구요

하셨던 형수님은 이미 상다리가 휘어지게 준비해 주셨다.

-돼지 불고기와 조기구이 그리고 더덕 무침과 막담근 생김치의 맛.

-역시 형수님의 음식솜씨는 죽지 않았네요 맛있어요.

-많이 드세요.

같이 살때 익히 그 솜씨는 알고 있어 무엇을 먹어도 맛있다.

 

아들 셋만 두었지만,모두들 각자 생활하면서 효도하고 있단다.

부모님의 바른생활과 올바른 인성.

자식들은 그걸 은연중 배운다.

효자밑에 효자난다는 것.

10살이나 더 연상이신 형님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모습을 간직하고 계신다.

-알맛게 기른 곱술머리를 올백으로 넘긴 헤어스타일.

50여년전의 모습을 그대로 한결같은 모습이다.

형님에 비해 형수님이 훨씬 더 들어보이는건 왜 일까?

여자가 더 빨리 늦는단 것이 맞는가 보다.

-내가 더 오래살아야 형님이 편할텐데 내가 먼저 가겠어요

가면 어떻게 사실지 몰라요

여태껏 설거지 하나 밥짓는거 하나 국 끓여먹는것도 몰라서 참...

늘 곁에서 잘 해주신탓에 할줄 모르는건 맞다.

 

차 한잔 하면서 지난날의 애기로 꽃을 피웠다.

까마득한 시절의 금화아파트.

-이 정도의 아파트만 있어도 얼마나 행복할까?

바램였고 꿈이 였는데...

그 보다 더 많은것을 얻었어도 더욱 다른것을 얻고 싶은 욕구.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는것 같다.

11평 금화아파트를 마이홈으로 바랬었는데....

 

-이건 막 담근 배추김치 그리고 총각김치와 약간의 송편.

한뭉텅이를 싸주신다.

-형님 형수님 고맙습니다 기회내서 제가 점심 살께요 

<볼따구 식당>에서요.

-네네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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