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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흥래형님 별나라로 ...

-당숙 작은 아버지 오늘 운명하셨단 전화 받았어요.

친척 아시는 분 전화 좀 부탁 드려요.

제가 아는 전화가 별로 없어요.

-알았어, 일단 아는데 부터 연락 드릴께.

 

지난번  창현이와 함께 병문안 갔을때...

희미한 의식은 있어 보여도 이미 곡기를 끊은지 한참 되었단 간호사의 말을 듣곤 년말 안에 가실거 같다고 했는데 오늘 가시고 말았다.

생존시 그때 뵙던게 그 나마 위안이 된다.

 

 두 자녀를 앞세우고 이젠 딸 하나 아들 하나 있는데 장남마져 병원에 입원중이란 말을 들었다.

왜 이렇게도 형님은 불행이 끝을 모르게 이어질까.

91세 평생동안 과연 행복한 시절이 있었던가?

의문이다.

-우린 할아버지가 사셨던 93새는 넘기자고..

그때 보담 지금은 엄청 좋아진 세상인데 93세는 넘겨야 할아저지 앞에 당당할것 아닌가.

-네 형님 그럽시다 건강하시니 그럴수 있을겁니다.

그런 언약도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는데 어쩔수 없는건 운명.

 

무슨 이윤지 군 기피자가 되어 당당하게 살지 못하고 직업다운 직업도 가져보지 못한 평생의 형님의 모습.

이미 6.25 전시도 아닌 평화시에 왜 기피를 해서 그렇게 인생을 망가져 살았던가.

<군 기피자>란 낙인은 한 인간을 나락으로 떨어지게 했다.

사회에서 외면 받는 사람.

어디 설 자리가 있겠는가.

 

무작정 상경해서 남산등지로 사진찍으러 다닌 사진사.

젊은 패기로 그 시절이 그래도 황금기 였을까?

서울역 뒤의 동자동 판잣집 동네.

무허가 건물을 강제 철거하는 바람에 저 멀리 성남으로 이사갔지만...

이미 사진사의 직업은 돈벌이 수단이 못된때라 막노동등으로 살았던거 같다.

 

재물복도 없었고, 자녀복도 없어 말년에 두 아들딸을 먼저 보내고 있었으니

그런 삶에 무슨 희망이 있었을까.

-장레식장 정해지면 연락 드릴깨요 아마도 요양병원 부근일거 같아요.

모래가 발인이니 낼은 가야 한다.

마지막 보내는데 편히 가시라고 인삿말이나 하고 와야지.

파란 만장한 사촌형님의   명복을 빈다.

부디 하늘 나라에선 편히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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