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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책을 버리는 마음

아침에 책을 정리했다.

한권 한권이 돈을 주고 산것들이고 몇번이나 호주머니 사정을 감안해서 산것들인데 몇권을 버려야 할거 같다.

"아빠, 이젠 세로로 인쇄된 책들은 버려 누가 세로글씨를 읽어?"

"그건 맞는데 이중에 정말 아까운 책들이 있는데 어쩌지?"

비록 세로로 씌어진 활자들이지만 내용은 너무도 소중한 책들이 많다.

<삼성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과, 동서 문화사의 세계문학전집 등등..,

아깝지만 버려야 한다.

제한된 공간에서 장식용으로 쌓아둘 공간이 너무도 비좁다.

 

<동서 문화사>의 세계문학전집은 총각시절에 현저동에 살때 옆집 할머니가

딸이 사둔 책을 몇권씩 나에게 팔았었다.

한권에 500원 가격은 파격적인 가격이지만, 중고책을 그 정도로 받은건 결코 싼 가격만은 아니었다?

정가는 아마도 2000원정도?

매일 몇권씩 딸 몰래 퍼온 책들.

멀쩡하게 돈주고 산 책을 감추고 보느라고 고심꽤나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인심좋고,배려심후한 할머니는 그 후에 별세했단 소식은 풍문에 들었다.

70년대 후반의 애기니 까마득한 추억아닌가?

그 책들을 오늘 버렸다.

사실 600 여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을 보는건 무리였나 보다.

그후,

가로쓰기가 일반화 되어 누가 세로쓴글씨의 책을 보는가?

속도에서 비교가 안된 체제다.

너무 아깝지만, 버리기로 했다.

어쩜 분신과도 같았던 책들,

이사 올때 마다 차곡차곡 간직하고 옮겼던 책들을 오늘 비정한 마음(?)으로

다 버리기로 했다.

이젠, 모든것들을 정리하고 단순화 시켜야만 한다.

그게 순리 아닐까?

 

직장다닐때의 추억은 책으로 부터 시작된게 많다,

어느 한적한 오후엔 서점에 들러 책한권 옆구리에 끼고 귀가할땐 어찌나 마음이 풍요롭던지....??

먹지 않아도 마음이 풍요롭던 시절.

책읽는 기쁨은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성취감이 얼마나 큰지....??

 

주변의 것들이 정리되고 마음이 평온해지면 책을 더 가깝게 해야 겠다

황페화 될대로 된 마음을 다시 경작한단 마음으로 풍요롭게 가꿔야지.

<독서>의 즐거움은 아무나 느끼는게 아닌데.......

책을 가깝게 하기엔 주변의 여건들이 너무도 무겁게 짓눌렀다.

모든것들이 다 허상인것을.....

온갖 추억과 그리움이 묻어나는 책들.

그걸 하나 하나 버린단 것은 나를 버리는것과 다를바 없지만....

모든걸 단순화 시키자.

그래야 마음이 가벼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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