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한때 몸 담았던 등촌동 사무소 직원들의 모임.

당시 퇴직하셨던 동장이 주선하여 모임을 이어오고 있는데.....

주선하셨던 동장도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몇년전 별세하여 지금은

후배들의 모임으로 이어져 오고있다.

<만복회>에서 이름다운 이름 <등촌회>로 변경했단다.

"아무리 아부를 해도 그렇지 동장이름을 따서 회 명칭을 만들어요?"

"모두들 그렇게들 말을 하는데 당시엔 그게 가장 좋은 이름인줄 알았지요"

30여명중 10여명이 나왔으니 이모임도 끈끈한 정이 아니라 나와도 좋고 안나와도

좋은 그런 모임인거 같다.

그 회원들중 함께 근무했던 사람은 손꼽아 몇명뿐..

다른 사람들은 모른 얼굴들이라 왠지 어색한 분위기였다.

총무를 보고 있는 <준>이 몇번이나 간곡하게 나오라 해서 어젠 정말 만사제치고

나간것.

생각보담 밋밋한 분위기라서 의미를 모르겠다.

모른 사람들도 반갑게 맞아주긴 하지만, 과연 이 모임을 나와야 할것인지

심사숙고해 봐야겠다.

함께 근무했던 사람이 절반도 못되니 나와야 하는건지....

선배들이 많고 현직에 있는 후배들도 있지만, 친하게 지내고있는 후배도 없어

어떤 의미가 없는거 같다.

모임장소라야 너무도 소란스러워 편안하게 대화나눌수 있는곳이 아닌 시장바닥의 어수선한 분위기 같은 곳이라 대화다운 대화도 못 나눴다.

양천구의 모 동장으로 재직중인 ㅂ 동장.

그래도 현직에 있을땐 대화도 잘 나눈 사이였는데....

거리감을 느끼는건 왜 그럴까?

"형, ㅂ 동장에게 술 한잔 따라주지 뭐."

"야, 이 사람아 선배에게 술 한잔 권할줄 모른 놈에게 내가먼저 술잔을 권하라고?

난 그런짓 못해.

자기 보담 월등한 선배를 대접할줄도 모른놈에게 내가 왜 술잔을 권해?

난 자존심 상해서 그런짓 못하니까 그런 말 하지마.

사람은 기본적인 메너가 있어야 하는거야?

난 사람답지 못한 놈하곤 대화도 하기 싫어.

뭐 동장이란 것이 대단한 존재라던가?"

"저 놈이 원래 그런 놈인데 형이 이해를 해요"

"알았으니, 절대로 술 권하라고 하지마. 저런 놈에게 왜 내가 술잔을 줘?"

"참 형도....."

 ㅂ 동장은 날 잘 안다.

누구 보담도 자존심 강하고 원칙이 아니면 타협을 하지 못한 성격이란 것을..

후배인 자신이 소주한잔을 권할수 있는데.....

그런 메너도 모른 놈에게 왜 먼저  술잔을 권해?

끝날때 까지 ㅂ 동장과는 냉냉한 시간속에서 보냈다.

현직이건, 퇴직했건 고위직이건 그 시절의 졸병시절로 돌아가 애기를 나눈게

도린데,착각속에서 사는 사람들과 술 자리를 갖는단 것이 씁쓸하다.

"나와야 하는가, 이것으로 종을 칠것인가?"

후자로 결론을 낼거 같다.

사람도, 분위기도 예전의 그런 시절이 아닌것이 바로 불참을 생각케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