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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함 박 눈

탐스런 함박눈이 펑펑내렸다.

창밖의 눈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여유보담은 눈을 쓸어야 한단 현실.

반갑지만은 않는 이유.

저녁 7시 역곡에서 세사람 모임을 약속했는데 눈 때문에 걱정이다.

고즈넉히 눈 내리는 창밖의 모습을 바라보며 차 한잔 마셨던 낭만.

사라짐은 나이들어 감인가?

 

사람들은,

어떤 조그마한 시련에도 흔히 나이탓으로 돌려버린다.

"이젠 나이가 먹어 안되, 젊었을땐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도전은 해 보지도 않고 미리 포기해 버리는 것.

스스로 움추려 들려고 한다.

그렇게 살기 싫다.

 

공직생활에서도, 늘 그랬었다.

어떤 기존의 틀에서 튀어나오고 싶은 그런 마음.

그래서 늘 반란(?)을 꿈꾸고 행동했다.

 

1970년대의 공직자의 두발은 가지런히 자른 머리에 포마드를 듬뿍바른 머리.

그게 대세였다.

30대 초반의 내 두발.

과감히 퍼머를 해 버렸다.

감히 상상도 못하는 그런 형의 헤어스타일이라 한참동안 화제.

지금도 그 당시의 사진을 보면 어떻게 그런 용기가 있어 그렇게 할수 있었을까?

기존의 틀에서 탈출하고픈 내 자신의 혁신이라고 할까.

 

그런 마음은 변하지 않나 보다.

그때 보다는 많이 보수적으로 변했지만 여전히 마음은 변혁을 시도하고 바랜다.

옷칼라만 봐도 우리세대의 회색이나 검정등을 멀리나는 것.

고정관념을 떨쳐 버리고 픈 마음이리라.

 

따끈한 차 한잔 하고 싶은데......

앞집에서 넋가래로 눈 쓰는 소리가 들린다.

나가서 쓸어야 눈총을 덜 받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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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2 사랑과 고독, 그리고... 7003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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