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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배는 역시 그 맛에서 다르다.
명성은 하루아침에 얻은게 아니란걸 먹어보면 안다.
딱딱하지 않은 배를 한입 베어물면 입안에 가득히 고히는 배즙은 당도에서도 다르다.
그런 맛이 나오는게 토질때문일까?
금년 생산한 배라고 하면서 한 박스 보내주신 사촌형님.
너무커 한 박스라고 해야 9개지만 맛은 기막히다.
편안하게 받는난 별거지만 배밭에서 매일 일을 하심서 돌보신 수고는 어찌 알건가.
80세의 적은 연세가 아니지만 어찌나 부지런 한지 복숭아와 배를 재배하고 계신다.
앞으론 얼마나 더 하실까?
어찌나 성질이 불같은지 사촌동생들조차 무서워허지만, 그런 성격도 이젠 나이탓에
많이 누구러 지셨다.
형님은 자신의 친 동생들이 서울에 살지만 배 같은건 보내주질 않아서 자랑조차 못한다
친 동생보담 내가 더 좋은건가?
쌀을 보내주실때도 그랬었다.
아마도 3년전에,
금성산 기슭에 조상들의 묘를 조성할때 그 뜨거운 햇볕아래서 함께 일을 한걸 보고서 나름대로
좋은 평가를 하신거 아닐까?
이 형님이 좋은건,
친척간의 대소사엔 늘 앞장서서 일을 하시고 이끄셨다.
힘들어도 바빠도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고서 늘 솔선수범하신 성격은
불의앞에선 보지 못하신탓에 불문곡직하고 직선적으로 질타하신 성격이다.
때론 오해도 받고,화합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말로만 그럴듯히 하는 사당동 형님보담
몇배나 더 나으신거 같다.
나와 제수가 발을 끊고서도 그 형님댁엔 왕래를 했건만 전혀 모른척 시치미를 뗀
사당동 형님의 응큼함 보담 몇배나 더 낫다.
그런 성격탓에 늘 아옹다옹하게 사시는 두 분.
기름과 물 같아서 화합이 안된다.
당연히 동생뻘 되시는 사당동 형님이 아량을 배풀어야 하는데 그럴 아량이 부족한건지
아직도 두 분은 데면데면하게 지내신다.
얼마나 여생들이 남았다고 그런건지....
추석을 앞두고 받기만 해서 미안하지만 보답은 가을의 모임에서 할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