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3 일째

어머니 냄새가 난다

시골의 순이.

또 다시 방금 담근 배추김치를 보냈다.

오래 묵은 김치보담 늘 싱싱한 김치를 좋아하는 내 성미를 아는지라

싱싱하고 맛있다.

 

순이 솜씨와 와이프 솜씨.

대비가 된다.

땀을 흘리면서 담근 김치도 막상 먹어보면 맛이 없다.

그 먼데서 이런 김치 조차도 보내면 조금 반성하고 열정을 불살라

맛있게 담궈야 하는데 고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왜 이 정돈데 맛이 없느냐...

-사람의 혀는 정직하거든.

정직해서 맛이 없음 맛 없다고 해.

내가 일부러 당신 솜씨를 깍으려 맛없다고 한거 아니야..

-남들은 그렇게 애기하지 않던데 왜  당신만 그렇게 유난한지 ...

-그 사람들은 차마 말을 못할뿐이지 뭐...

 

알뜰하고, 맛있게 음식맛을 낼수 있었던 어머니.

곁에서 순인 혼줄나고 배워서 지금 그 맛이 빛이 난다.

어머닌,

음식솜씬 똑 소리났다.

조금이나마 엉성하게 만든 음식은 용납되질 않았다.

가끔 뒷집에 살던 상빈 형수가 음식을 가져 오지만 먹지도 않고

버리곤 했다.

-그렇게 더럽게 만든 음식을 못 먹겠더라.

음식은 어떻든 깨끗하게 만들어야지....

그 당시는 이해가 안되었지만 지금은 이해가 간다.

당신의 기준에 절대로 용납이 되지 않앗겠지.

 

지난번엔,

온간 나물종류를 보내더니 이번엔 순수한 막 담근 김치가 입맛을 돋군다.

음식맛을 내게 하는건 그안에 들어가는 여러가지 재료가 바로 말해 준다.

와이프 처럼 온갖 재료를 생략하고 자신의 기분대로 이것저것 넣는거 같다.

온갖 음식엔 왜 그렇게도 당근은 넣길 좋아하는지 모른다.

당근은 무조건 건강에 좋다니....

그게 어떤 기준인지 모른다.

 

입맛이 없을땐,

거끔 라면을 먹는다.

라면엔 항상 맛있는 싱싱한 김치가 그 맛을 돋군다.

 

음식 솜씨가 똑 소리나는 여자.

그런 사람을 와이프로 모시고 사는 사람이 부럽곤 한다.

와이프의 이런 엉망스러운 음식솜씨는 바로 정식으로 만들기 보담 자신의 기준으로

만들고 곁에서 어떤 조언을 귀 기울어 들으려 하지 않은 고집인거 같다.

-난,

남들이 한창 음식솜씨 배울때 회사생활 하느라 배우지 못했어요.

늘 언니가 해 주어 편하게 살았지 뭐....

그게 무슨 변명이라고 자랑 처럼 애기하는 와이프를 쳐다보곤 하지.

결혼후에도 한 거름 한 거름 배웠음 되었겠지.

무슨 핑겔 그렇게 되는지 모른다

 

그래도 이번 사건으로 너무 순이에게 피해를 준거 같아 미안하다.

이것 저것 보내주고, 신경 써 주고 하는게 너무 고맙지만 동생이라 맘은

부담없어 편하다.

김치 한줄을 찟어 먹어보니 바로 어머니가 담근 그 김치 맛.

어머니 냄새가 나는거 같은 그 냄새다.

당신 솜씨를 물려 주었으니 당연하거지만.......

단아한 어머니 모습이 떠오른다.

영영 뵐수 없는 모습인데.........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5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