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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1 일째

그 사람을 기억하는 이유는.....

 

90년대 초반,

신월 2동에서의 인연으로 근무했던 ㅊ 동장님.

관악산 등산을 함께 했다.

헤어지곤 첨이니 오랫만이다.

 

-에스와 노가 분명하여 매사에 끊고 맺음이 확실한 분.

-업무에선 칼 같지만, 술 자리엔 형님처럼 다정한 분.

-문제가 발생하면 방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발벗고 해결하시는 분.

 

이런 이미지로 기억되지만 그 보담은,

그 당시에,

주사보 3명이 똑같은 위치에서 승진을 해야만 하는 절박한 심정였다.

민과 최, 그리고 나.

민과 나 보담은, 서무주임이란 위치의 전임자 였던 최.

그가 일단은 유리했지.

그런 유리한 위치에서 최는 근무평점을 하는 동장을 쥐락펴락했다.

술을 사고, 점심을 사면서 동장의 환심을 사기위해 혈안이 되어있었다.

급기야,

동사무소의 최고책임자인 동장도 모르게 최가 사무장을 꼬셔 표창상신을

일방적으로 올리고 말았었다.

그 당시의 처지론 표창장 하나면 둘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결정적인 고지를

선점하게 되어있었다.

막상막하인 세 사람.

누가 승진앞에 양보를 해줄수 있는가?

그의 표창 상신을 눈감아 줌 끝이었다.

그대로 최는 승진을 하게 되어있었다.

허나,

자기의 몫도 못 찾아먹는것은 미덕이 아니라, 바보천치.

구청의 인사계장을 찾아 그 간의 사정을 애기했다.

-최가 동장의 결재도 없이 일방적으로 표창을 상신했다.

표창이란것을 오직 서무주임이란 정보를 먼저 안 사람이라고 올릴수 있느냐.

이번 표창상신을 무효시켜 주질 않으면 구청장 면담 하겠다.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알았다.

무효처리 하겠으니 그렇게 알라.

 

주사보에 주는 표창장 하나로 구청이 발칵 뒤집혔다.

최란 사람도 그렇지만, 동장의 업무를 대신하는 사무장인 ㅎ 도 입장은 난처했다.

동장을 철저하게 우롱한 행위이기 때문였지.

결국,

그 표창장 사건은 없던일로 마무리 되었지만,파장은 컸다.

사무장은 다른곳으로 가야만 했고, 최도 근평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수 없어 스스로

다른곳으로 가야만 했다.

그 무슨 망신이란 말인가?

 

그런 위치에선 최 동장님의 처신.

엄격했고, 칼 같았다.

철저하게 교통정리를 해주었다.

아무리 업무적으로 가까운 서무주임이지만, 공과 사는 엄격하게 구분했다.

미운털 박힌 최는 결국은 더 이상 근무하질 못하고 떠나야만 했다.

얄팍한 수단으로 승진을 하려던 꿈은 산산조각 나고, 꼬리표 달고 떠나야만 했지.

그게 조금은, 미안했지만.......

자업자득인걸 어쩔건가?

 

결국 주사승진은 세명이 함께 했었다.

그런 표창상신 소동을 벌이지 않았어도 정상적으로만 나갔어도 될수있었는데....

추한 꼴을 보였는지 모른다.

 

그 당시에,

최 동장님이 정실에 억매여 최를 감싸 안았다면?

지금도 이 사람을 만날수 있었을까?

아마도,

나쁜 이미지로 남아 기억에 이미 지워버리고 말았을것이다.

단한번,

당당한 사나이의 모습을 보여준 최 동장님의 처신.

지금도 존경심을 갖고서 그 인연을 이어온  단 하나의 이유다.

-어떤 위치서도 흔들림 없이 정도를 걷는 사람.

그게 사나이 아닌가?

 

산에서,

막걸리 두병을 마셨고, 하산해선 또 다시 소주 2 병을 마심서 옛 추억을 애기했다.

바로 손에 잡힐것 같은 까마득한 기억들.

세월은 가도 추억은 왜 이렇게 생생하게 떠오를까?

그리움 때문이다.

저 먼 구름같은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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