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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6 일째

혼자 사는 여자

지난 5일,

ㅁ 동에서 알았던 ㅅ녀와 술 자릴했다.

발산동의 비닐 하우스의 그 오리고기집.

의자도 불편하고, 자리도 맨흙의에 불판을 놓고 먹는데..

왜 이리 붐비나?

지난번 친구 셋이서 왔던 그 집이 아니다.

그 집보다도 더 붐빈거 같다.

맛?싼값?그저 유명세 바람??

 

넓은 비닐하우스는 이미 만원으로 넘치고 있었다.

매캐한 담배연기가 머뭇거리게 하지만.....

여긴 주인의 제재도 않나?.

왜 식당에서 담배를 꼭 피워야 하는지...??

그 정도의 배려는 해 줘야 하는데 이런 수준은 멀었나 보다.

미워 죽겠다.

 

오리 한 마리 28000원.

역시 싸다.

싼 이윤거 같다.

양념에, 채소에, 부추에, 감자에.......

모두 넣고 지글 지글 볶아 먹으니 고소하고 맛있다.

오리는, 로스구이만 젤로 알았던 편견을 일시에 날려버렸다.

이렇게 양념으로 하면 이런 맛도 즐길수 있구나.

지난번 먹었던 로스구이와 또 다른 맛.

 

그년 소주 한병,

난 막걸리 한병.

오리 한 마리면 셋이면 딱일거 같은 양으로 많다.

아무리 술을 천천히 마셔도 역시 술이 모자란다.

-한병 더 하지, 안주도 좋은데.....

-그러죠, 기분도 좋은데....ㅎㅎㅎ..

 

아들 둘 낳고 남편과 이혼후 혼자 살고 있는 ㅅ.

10여년이 넘는단다.

연애땐 몰랐는데, 인생관도 희망도 보이지 않아 이혼을 제의했다고 한다.

수입은 생기는 데로 쓰기에만 급급하고, 술을 좋아해 주벽이 심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더란다.

부모의 반대도 알고 보면 다 이유가 있더란 애기.

어느 부모가 좋은 조건을 무조건 반대만하겠는가?

진정으로 자식의 장래를 위해서지.

헌데,

연애중일땐, 부모의 충고는 잔 소리 쯤으로 치부해 버리는 세대.

간섭이 싫고, 쓴 소리는 이간질로 오해하는 일부 세대.

결혼후,

부모의 진정한 마음을 알았다고 하는 ㅅ .

자신이 선택한 배우자,누굴 원망하겠는가...

혹독한 댓가를 치뤘지만, 아직도 그 고통의 터널을 빠져오지 못하고 있단다.

 

이런 술자리가 좋은건,진심을 그대로 애기할수 있단것.

그게 술의 마력같은건가 보다.

대담해지고 솔직해지고..........

무능한 남편과 이혼후엔 더 행복감을 느끼며 산단다.

생활전선으로 뛰어든건 팔자라하지만, 남편의 모습을 보지 않아 좋단다.

-내가 연애할땐 눈에 뭐가 씌웠나 봐요,

왜 그 남자를 그렇게 멋있게 보았는지...?

그 지독한 반대를 무릅쓰고 잡고만 싶었던지....

보통 미친게 아니었거든요.

-모든건 좋은 감정으로 바라보고 긍정적으로 자신의 시선을 맞춘탓이야

누구나 그래,

그래야 결혼하게되지.

 

악착같이 벌어,30평대의 아파트도 장만하고 애들도 착하게 자라줘 모든게 고맙단다.

이제 40대 후반의 이혼녀.

주어진 숙명을 거부하지 않고 묵묵히 꿈을 일구며 살고 있는 그녀 ㅅ.

한국여인의 끈기를 보는거 같아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재혼을 생각하느냐 했더니 고개를 절래 흔든다.

-진심일까, 정말로?

두 아들의 성장으로 그들을 바라만 봐도 부족함을 못 느낀단 그녀

애들은 애들이고 자신의 행복은 또 다른데 있는게 아닌가, 여자의 행복은?

 

자릴 옮겨 2 차는 노래방.

목청껏 떠들고 노랠 불렀다.

ㅅ 와 노래장 간건 첨.

수준급의 노래실력.

약간 허스키 하고 높은 음정이 최진희의 목소릴 닮은거 같다.

 

-아직은,

너무도 젊은 몸이 아깝지 않아?

시간흐른 후엔 후회하려고...

애들은 애들의 인생이있고 자신은 자신의 인생을 찾아야지

애들이 내 행복의 전부는 아냐...

-내 인생, 한번의 실패로 족해요.

편해요, 더 이상 필요없이.............

단호하다.

혼자 견디기 힘든 30대도 당당히 살아왔는데40대라고 뭐가 힘드냐고 한다.

그녀가, 독신을 고수하는건 또 다시 불행의 늪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아닐지 모른다.

여기까지 쌓아온 그녀의 행복의 성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모든것을 털어 버리고, 노래에 푹빠져 열창을 하는 오늘 그녀의 표정만은

행복해 보였다.

그게 가슴속의 번뇌를 털어버리기 위한 몸부림인지도 모른다.

ㅅ 는 그저 소박한 행복을 꿈꾸는 여자일뿐이니까....

레퍼토리는 달랐어도, 즐거운 시간을 가졌었다.

가끔 소주자릴 하자고 했다.

그것도 삶의  일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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