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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3월의 바람 속에

 

차갑고도 따뜻한 봄 눈이 좋아

3월의 눈꽃 속에 정토로 떠나신 스님

'난 성미가 급한 편이야' 하시더니

꽃피는 것도 보지 않고 서둘러 가셨네요.

 

마지막으로 누우실 조그만 집도 마다하시고

스님의 혼이 담긴 책들까지 절판을 하라시며

아직 보내드릴 준비가 덜 된 우리 곁을

냉정하게 떠나가신 야속한 스님.

 

탐욕으로 가득찬 세상을 정화시키려

활활 타는 불길속으로 들어가셨나요

이기심으로 가득 찬 중생들을 깨우치시고자

타고 타서 한 줌의 재가 되신 것인가요

 

스님의 당부처럼 스님을 못 놓아 드리는

쓰라린 그리움을 어찌할까요

타지 않은 깊은 슬픔 어찌 할까요

 

많이 사랑한 이별의 슬픔이 낳아준 눈물은

갈수록 맑고 영롱한 사리가 되고

스님을 향한 사람들의 존경은 환희심 가득한

자비의 선행으로 더 넓게 이어질 것입니다.

 

종파를 초월한 끝없는 기도는 연꽃으로 피어나고

하늘까지 닿는 평화의 탑이 될 것입니다.

하얀 연기속에 침묵으로 잔기침하시는 스님

소나무 같으신 삶과 지혜의 가르침들 고맙습니다.

 

청정한 삶 가꾸라고 우리를 재촉하시며

3월의 바람속에 길 떠나신 스님, 안녕히 가십시오.

언제라도 3월의 바람으로 다시 오십시오, 우리에게.

 

<이 해인 수녀의 법정스님 추도시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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