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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잘 있었는가?
뒷산에 오르면 수북히 쌓인 낙엽이 가을이 깊어감을 말해주는거 같네.
속절없이 한 해가 또 지는가 보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 했던가.
지나간 시절을 회억하는건 공통된 심정이겠지.
학교 졸업하자 마자 청운의 꿈을 안고 찾아간 c.t
그 때만 해도 가슴은 내일에의 꿈으로 타오르고 있었지.
허지만,
거긴 내가 꿈꾸고 희망을 불태울수 있는 곳은 아니었던거 같애.
-비록 진흙탕에 뒹굴어도 청운의 꿈은 망각치 말자.
범박리의 그 척박한 비닐공장.
우린 거기서 만났었지.
손재주라곤 없는 내가 날렵하게 처리하는 자넬 경의의 시선으로 바라봤을 뿐..
근처에도 못갔지.
-어쩌면 저렇게 마무리를 잘 할수 있을가?
초자인 나에 비함 자넨 몇 년씩한 베테랑인걸 모른거지.
선풍적인 인기리에 팔렸던 zion표 비닐제품.
20여명의 여공들이 만든 제품을 우린 마무리 하는게 일였지.
매끈하고 깔끔하게...
자네나, 상범이나 매일 200 여개를 마무리 하는데....
난, 겨우 30-40개가 고작였으니 한심한 존재엿지.
시골에서 부모님 일 도와주거나 학교만 다닌내가
베테랑인 자네와의 상대란 애시당초 상상할수 없는일 아니던가.
능력도, 비전도 없으면서 무작정 춘천으로 뛰어든 우리들.
열정하나로 뛰어든건 무모한 도전였지.
아무리 명가인 zion 표 제품이지만............
설마 춘천까지야 났을라고......??
무리였지.
춘천의 효자동 2구 효자초등학교 입구,
우리의 아지트였지.
비닐제품 중에서 고가인 돗자리 몇개씩 들고선 행상을 했지.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웃기는 모습였을거야.
그 당시의 사진한장 없는게 유감이네.
-어떤 모습였을까? ㅎㅎㅎ....
소양극장, 신도극장이 우리의 쉼터였지.
돗자리가 많이 팔린날은 1류극장인 소양으로 가고
그렇지 못한 날은 2본동시 상영하던 신도로 가고...
-불나비의 김 상국의 쇼도 보고...
-소령 강 재구도 보고.....
친구야,
내일에의 꿈에 부풀어 무모한 도전이긴 했지만...
우리의 열정만은 대단했어.
춘천시내도 모자라 멀리 양구며 인제, 화천까지,샘밭까지도...
결국은,
몇개월 버티다가 초라한 행색으로 귀가했지만...
잊을수 없어.
-극장에 들어감서 봉투에 싸갖고 들어간 호떡.
그 달콤하고 감칠맛 나는 호떡의 맛.
-저녁먹고 효자초등학교서 불렀던 노래들....
살아오면서 잊혀지지 않은건, 달콤한 추억보담도
쓰라린 것이 더 남은거 같아.
-그런 아픈 시절도 있었나?
자네가 보고 싶다던 <명종>이.
벌써 고인이 된지 한참이야..
하두 적조하고 지내 나도 몰랐는데 들었어.
친구야,
이 가을이 가기전에 우리만나,예전처럼 목청껏 불러보자.
-얼마나 사무치는 그리움이냐....
밤마다 떠도는 애달픈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