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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4 일째

가을의 정취

막 아침운동하고 들어오니 윤국장님의 멧세지가 왔다.

-별다른 일없음 등산하면 좋겟는데 의향은..??

 

가볍게 준비하고 나섰다.

평일이라 별로 사람들의 모습은 눈에 띄질 않는다.

어제,

비가 조금내려서 계곡은 물이 풍성하진 않지만 그런데로 발은 담글정도는 된다.

전망좋고 물이 흐르는 곳을 골라 자릴 잡았다.

반팔을 입었더니  조금은 피부에 차다.

이미 가을은 깊이 들어왔단 애기다.

 

막걸리 두병과 안주거리 약간.

포도와 사과 등등.

충분했다.

 

발을 담그니 너무 차 오랫동안 담글수 없다.

그래도 한시간 반정도 걸었더니 등산화가 젖고 발바닥이 후꾼거렸다.

 

땀 흘리고 나서 마시는 한잔의 막걸리의 맛.

그 맛을 어떻게 표현하랴..

-그 여자친구에게 또 사진찍어 보내 드리세요?

-물론이지.

-아니,

그걸 보내면 답은 옵니까?

-당연하지..

-답 오면 보여줄께..

 

9월도 다 가지만...

아직은 단풍은 먼듯..

여름의 그 푸르름은 여전하다.

허나, 아무리 그 푸르름이 짙다해도 닦쳐오는 시간앞엔 어쩔수 없을거다.

하루가 다르게 형형색색으로 물드는 단풍.

앞으로 한달이면 그런 전경을 볼수 있겠지.

갈색으로 변하는 자연앞에 우린 또 다시 서글픔을 느낀다.

시듬의 비애.

사라짐의 비애.

다시 볼수 없음의 비애.

 

윤국장님의 모친은 90세다.

건강이 좋지않아 요양원에 계신단다.

-나이가 들어가면 어린애가 된다던가?

조금만 아파도 가족들을 부르고, 엄살(?)이 보통이 넘는다나 뭐라나..

즐겁게 한잔 마시고 있는데 또 전화가 왔다.

-또 어머니가 전화했어.

낼 당장 와 달란거야.

-심심하니까 그렇죠.

아프면 외로운건 사실이 아닌가요?

-뭐가 외로워?

어제도 동생들과 갔다왔는데.......

우리 엄니 엄살이야...어쩌겠어,

나도 그럴텐데, 나이가 들어가면.....

90이나 되는 모친을 모시고 있는 윤국장이 부럽다.

그래도 어떻든 모친이 생존해 계시단 건 든든한 빽이기에...

적어도 나 보담은...

 

등산한 시간 보담은 산에서 머문 시간이 더 길었다.

전망 좋은 곳에서 편안히 앉아 애기가 길어진것.

술도 있고 음식도 많으니 어이 아니 놀겠는가.

 

과연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시간을 윤국장과 함께 등산할수 있을지...

모른다.

우린 한치앞도 모르고 사는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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