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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부터 황사가 물러간단 보도에 강 과장님과 산행.
날씨는 너무도 포근했지만 황사 때문에 컨디션은 별로였다.
오후에도 여전히 뿌연 황사가 관악산을 휘감고 있었다.
-황사 때문에 꽃도 늦게 피려나?
배낭엔,
서울 막걸리도 한병 넣었다.
땀 흘린후에 마시는 한잔의 텁텁한 막걸리의 맛.
그건 아무도 모른다.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그 짜릿한 미각을...
김 밥 보담도,
강 과장님이 준비한 햄버거가 맛있어 그걸로 점심을 대신했다.
-아니,
과장님 연배는 이런 빵 종류를 별로 좋아하질 않는데.........
-아냐.,
난 좋아해.
그래서 집에서도 가끔 점심 대신해 이걸 내가 만들어 먹곤 해.
-사모님이 건강하지 못해서 그런거죠?
-그렇기도 하고.....
50 대 중반에 치매에 걸려 생활이 재미가 없단다.
늘 사모님 곁에서 머물고 있어야 하고 대화 상대가 되어 주어야 하고...
그렇게 젊은 나이에 치매에 걸린 이유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과장님.
그 알량한 공직생활 한다고 와이프에겐 너무도 도외시 한게 지금은 후회 스럽단다
좀 신경을 쓰고 정을 주고 알뜰하게 보살펴 줬더라면 치매는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단
것에 늘 미안하단다.
-무관심 한 탓에 치매가 오는건가..
나도 와이프에게 젊은 시절은 말고 그렇게 잘 한게 기억이 없다
그저 와이프란 존재는 어떤 끈으로 연결된 숙명 같은 존재
그걸 끊을수 없으니 어쩔수 없이 사는 거란 사고.
그렇게 막연하게 살아온건지도 모른다.
산행 중에도 몇번이나 전화로 애길 하는 강과장.
-점심은 먹었어?
그럼 천천히 집 앞에 가까운 산에라도 다녀와...
너무도 자상한 분이 왜 현직에 있을땐 무관심했을까...
삼막사 쪽으로 해서 관악역으로 올려고 했는데 지름길로 오고 말았다.
자욱한 안개처럼 짙은 황사가 유쾌한 산행을 방해하고 있어서지.
4시간 정도는 산행한거 같다.
강 과장님과 산행하면 편하다.
나이차는 있어도 전혀 대화에 막힘이 없어선지 모른다.
<상사>였지만,
지금은 꼭 가까운 형처럼 든든하다.
산행도 맘에 맞는 사람과 해야 기분이 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