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Sign Up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7 일째

황사

오후부터 황사가 물러간단 보도에 강 과장님과 산행.

날씨는 너무도 포근했지만 황사 때문에 컨디션은 별로였다.

오후에도 여전히 뿌연 황사가 관악산을 휘감고 있었다.

-황사 때문에 꽃도 늦게 피려나?

 

배낭엔,

서울 막걸리도 한병 넣었다.

땀 흘린후에 마시는 한잔의 텁텁한 막걸리의 맛.

그건 아무도 모른다.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그 짜릿한 미각을...

 

김 밥 보담도,

강 과장님이 준비한 햄버거가 맛있어 그걸로 점심을 대신했다.

-아니,

과장님 연배는 이런 빵 종류를 별로 좋아하질 않는데.........

-아냐.,

난 좋아해.

그래서 집에서도 가끔 점심 대신해 이걸 내가 만들어 먹곤 해.

-사모님이 건강하지 못해서 그런거죠?

-그렇기도 하고.....

50 대 중반에 치매에 걸려 생활이 재미가 없단다.

늘 사모님 곁에서 머물고 있어야 하고 대화 상대가 되어 주어야 하고...

그렇게 젊은 나이에 치매에 걸린 이유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과장님.

그 알량한 공직생활 한다고 와이프에겐 너무도 도외시 한게 지금은 후회 스럽단다

좀 신경을 쓰고 정을 주고 알뜰하게 보살펴 줬더라면 치매는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단

것에 늘 미안하단다.

-무관심 한 탓에 치매가 오는건가..

나도 와이프에게 젊은 시절은 말고 그렇게 잘 한게 기억이  없다

그저 와이프란 존재는 어떤 끈으로 연결된 숙명 같은 존재

그걸 끊을수 없으니 어쩔수 없이 사는 거란 사고.

그렇게 막연하게 살아온건지도 모른다.

산행 중에도 몇번이나 전화로 애길 하는 강과장.

-점심은 먹었어?

그럼 천천히 집 앞에 가까운 산에라도 다녀와...

너무도 자상한 분이 왜 현직에 있을땐 무관심했을까...

 

삼막사 쪽으로 해서 관악역으로 올려고 했는데 지름길로 오고 말았다.

자욱한 안개처럼 짙은 황사가 유쾌한 산행을 방해하고 있어서지.

4시간 정도는 산행한거 같다.

 

강 과장님과 산행하면 편하다.

나이차는 있어도 전혀 대화에 막힘이 없어선지 모른다.

<상사>였지만,

지금은 꼭 가까운 형처럼 든든하다.

산행도 맘에 맞는 사람과 해야 기분이 나거든.........

 

 

 

 

 

 

 

 

 

 

 

 

 

 

 

 

 

 

 

Write Reply

Diary List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90 독백 98

History

Kishe.com Diary
Diary Top Community Top My Informa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