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1 일째

봄 빛에 젖어....

겨울속의 봄날.

마치 4월의 어느 봄날처럼 화창했다.

양지바른 산등성이에 다다르면 노란 산수유가 수줍은 꽃망울로 맞을거 같은 착각을 들게

할 정도로 봄의 빛이 완연했다.

바람도 불지않아 덥기까지 하다.

 

윤국장님과 청계산에 올랐다.

정상에 오르니 과천이 바로 눈아래 펼쳐져 있다.

주공아파트 단지가 언제 저렇게 고층으로 변모했을까?

 

너무도 맑다.

덥고 목이 말라 텁텁한 동동주 한 사발씩 했다.

시골의 논두렁에 앉아 새참에 마시는 그런 동동주의 맛

풋고추 된장에 한사발이 어찌 그리도 달콤한지...

애주가 들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이건 서비스로 드리는 겁니다.

또 한 사발을 서비스로 주는 아줌마.

이런 작은 배려가 또 다시 오게 만드는 이유가 되는지도 모른다.

공짜 막걸리 맛이어서 그런지 맛있다.

 

-오늘 코스는 청계사 입구로 해서 인덕원 쪽으로 갈가했는데 다소 변경해야 할거 같아.

-그 코스도 좋던데요?

-왠지 기분나빠,

얼마전에 관악구청장 부인이 자살한 곳이 바로 우리가 가려는 그코스라서 바꿀가 해.

-이미 거긴 고인이 스쳐간 자린데  뭐가 어때서요?

-왜 가서 명복이라고 빌려고??

-것도 좋은일 아닌가요 ㅎㅎㅎ.....

서울의 구청장 부인이라면 그래도 어떤 면에서는 성공한 사람의 부인인데...

얼마나 답답했으면 생을 자살로 마감했을까?

그것도 집안에서가 아닌 그런 산속에서........

죽기전엔 수십번 수백번을 생각하고 생각을 했을거다.

생목숨을 끊는단 것이 어디 쉬운일인가...

 

날씨가 좋아선지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좋은날에 산행하지 않음 얼마나 아쉬울까.

 

의왕시로 해서 인덕원쪽으로 가는 길을 천천히 걸었다.

인덕원 전철역까지 걸어 가잖다.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니까 걷는것도 좋겠지.

오다가 우린 전원주택같은 분위기 좋은 곳에서 점심을 햇다

날씨가 좋아 배낭속에 간단한 점심을 준비하잔 윤국장의 제의에 반대했지.

이 좋은 날,

분위기 좋은 곳에서 점심 먹는맛도 별미일거란 생각에서다.

-동동주 한 되에 파전 한접시.

얼마전에 산에서 마신 술기운도 있었지만 이런 날에 동동주 마시지 않음 어딘가 서운하다.

역시 이런 맛에 오는거지.

 

주량도 비슷하고 취향도 비슷해서 우린 자주 어울린다.

첫 인상처럼 멋없는 사람였다면 여태껏 인연 이어오지 않았을것.

-왜 그렇게도 근엄해 보였던지........

-왜 그렇게도 인간미가 없어보였던지....

-왜 그렇게도 과묵해 보였던지.......

<윤국장님>에 대한 평가는 제로였다.

-아니, 이형 저 윤계장님 왜 저렇게 멋없는 사나이야?

사람이 대화를 하질 않으니 이거 어려워서 범접할수 있나?

-첨이라 그럴거요.

사귀어 봐요, 얼마나 좋은 분인데....

-내가 보긴 전혀 아닌데........??

 

사람은,

첫 인상도 중요하고 그게 그 사람의 모든것을 결정하는 요소이긴 하지만......

가끔은 너무도 다른 첫 인상 땜에 나쁘게 봤다가 재평가 하는 경우가 많다.

그건 내 눈이 우둔한 것인지.......

<윤국장>도 그런 부류의 나쁜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었는데 시간을 두고 사귀어 보니

이렇게 좋은 분도 없었다.

그도 날 그렇게 부정적으로 봤을려나....???

 

이젠 뭣인가 하게 되면 이렇게 좋은 시간도 자주 갖을수 없을거다

그건,

윤국장님도 잘 알고 있다.

그게 아쉬워하고...........

 

봄 날같은 날에,

즐거운 시간을 갖었단 것에 의미를 둔다.

-우리처럼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려나...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3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