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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설날.

어젠 세현이의 전화가 왔었다.

군대도 설날이라 연휴가 있단다.

-너,

왜 자꾸 전화하니, 목소리 듣고싶어서?

-아빤,

아들 목소리 듣고싶지 않아?

난 보고 싶은데........

-벌써?

이젠 겨우 한달 반이야.

보고 싶어도 놀고 싶어도 참는게 군대야.

-그리고 면회 오시려면 여기있을때 오세요

자대 가면 졸병이라 외박 같은건 못한데요.

-외박이 그리 중요해?

면회 갈지 아직 몰라.

가게 되면 전화할께.

 

그제도, 어제도 전화가 왔다

그건 면회 오란 애기지.

외롭겠지.

21 년간 이렇게 철저하게 사회와 격리되어 딱딱한 생활을

해본 경험이 없을거니까.......

 

설이라,

전화가 올줄 알았는데 침묵이다.

그 단조롭고 재미없는 생활이 몸에 길들여지기 까진 시간이 필요하겠지.

규칙적인 생활과 정량급식으로 살이 쪘단 애기.

-몸 관리 잘해서 더 이상 살찌지 마라.

단련된 몸이 필요한거지 살찐 몸매는 아냐.

 

늘 설날 아침은,

둘이서 세배를 했는데 올핸 썰렁하다

한 사람의 빈 자리가 이렇게 허전할수가........

세배돈까지 준비하고 있는데 영란인 세배할 생각조차 않는다

쑥 쓰럽단 애기.

나도 왠지 그랬었다.

다른 사람에겐 자연스럽게 세배를 하는데 왜 부모님껜 그렇게도 어색한지..

그건 쏙 빼 닮았다.

 

도심의 설날 풍경은 전혀 느낄수 없다

그래도 몇년 전만 해도 거리에 나서면 때때옷 입고 거니는 꼬마들의 모습을 볼수 있었는데

요즘은 보기 힘든 풍경으로 변했다.

시골도 그렇겠지.

 

어제 까지만 해도 귀향길이 고생길 처럼 보였는데 오늘은 많이 풀렸다.

사실이지 그런 악천후속에 고향을 간단 것이 얼마나 고통일까.

차라리 가지 않은게 얼마나 행복(?)한건지 느꼈다.

추운 설한풍속에서 17-8 시간을 거리에서 시달리면서 가야 할 필요가 있는건지..

눈이 빠지게 기다리는 부모님 생각에 있을수가 없겠지.

불효를  저지르는거 같아..

 

낼은,

창기 어머님께 세배하러 가기로 했다.

90을 넘긴 연세인데도 정정한 모습을 보면 얼마나 부럽던지..

친구의 어머님 모습에서 또 다시 외론 날 보게 될거 같다.

어차피 삶은 외롭고 쓸쓸한것.

길들여 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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