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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1 일째

아름다운 노후..

오랫만에 관악산엘 갔다.

늘 같은 산을 와도 매일 새롭게만 보이는 산.

햇살도 따사롭고 바람도 없어 산행하긴 좋았다.

정겨운 부부들이 배낭을 메고 산행하는걸 보면 부럽기도 하다.

나이들어 오손도손 부부가 산행하는것도 분명 행복한 모습.

와이프는 산이라면 저 멀리 달아난다.

등산처럼 좋은 운동은 없는데............

 

<당뇨>정도야 부지런히 등산만 했어도 이미 완치 했을텐데..

운동을 너무도 게을리한 탓.

 

서울대 후면의 등산로 공사가 한참이다

이젠 그 길을 걸음서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을 바라보는 재미도 솔솔할거 같다.

계곡물에서 이젠 수영도 하고 그럴수 있을듯...

 

딱 2시간 등산.

1시에 도착했으니 배가 고팠다.

추울가봐 옷을 껴입었더니 것도 짐.

배낭을 갖고오지 않았더니 것도 귀찮다.

등산후에의 식욕은 놀랍다.

집에선 그렇게도 없던 밥맛이 꿀맛.

역시 운동은 힘들게 해야한다.

그래야 식욕이 나지.

 

연호형님댁엘 갔다.

낼 모래면 설날인데 그냥 보낼순 없어서 간단한 선물을 사고서 갔다.

형수와 막내인 철희가 있다.

그 집에 인연을 맺은건 녀석이 코 흘리던 어린시절였는데 벌써 불혹.

연극인가 뭔가 한다해서 탐탁치 않게 생각했는데 아직도 기반을 잡지 못해

결혼도 못하고 있단다.

큰 애도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있다니 안되어 보인다.

한참 일할 나이에 실직해서 놀고 있다니 말이 되는가?

 

예전엔 <연호>형님이 부러웠었다.

법무부 고위공무원.

아담한 아파트 한채.

그리고 똘똘한 아들 셋.

뭐가 부러울게 있겠는가.

한참 잘 나가던 시절에 갑자기 공직을 사표를 낸단 소식을 듣고 정말 서운했다.

든든한 백 그라운드가 사라진단 것도 그렇지만 그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교회의

총무원장아란 직함.

그 직함이 그렇게 탐탁해 보이질 않았었다.

말리고 싶었다.

 

그리고 두번의 구 의원.

두번의 도전과 실패.

그리고 두 번의 실패로 인한 빚.

변변치 못한 직장을 갖고 있는 두 아들.

-형님은,

공직을 그만둔뒤에서 부터 어려웠어요

차라리 총무부장에서 오랫동안 있던가..

무슨 당신이 정치인이 된다고 구 의원을 해요.

참 답답한 양반이죠.

형수님의 한탄이지만 지금은 어쩔수 없는 현실.

답답했다.

편안히 공직으로 나가서 퇴직을 했더라면 고위직으로 나와서 편안하게 여생을 사실텐데

몇번의 변신은 결국 이렇게 노후가 고단하게 만든 결과가 되었다.

-작고 오래된 연립주택 한채.

겨우 2억이 될가...

-풀리지 않은 두 아들들.

답답했다.

 

누구보다 인정 많고 마음이 고운 형님부부.

돈독한 신앙심.

왜 현실은 그렇게 힘드는가.........

형수의 한숨섞인 푸념을 듣고보니 더욱 맘이 짠하다.

떡대같은 아들들이 많으면 뭐 하나...

연로하신 부모님 하나 편안하게 모시지 못하는걸.

울적하다.

 

-노후가 아름답고 편안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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